축제

7월의 일상 이야기

7월하고도 두번째 주가 지나가고 있다.

계절로 보나 날씨로 보나 정말 완연한 여름이다.

한국에도 지금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리라. 


한국에 살 때는 난 여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습기가 너무 많아 샤워를 한 직후에도 바로 몸이 끈적거리는 한국의 여름날씨...

그래서 더위가 한 풀 꺽인 가을을 더 좋아했던 것 같다.


근데 캐나다의 여름날씨는 대체로 습기가 거의 없는 드라이 핫한 날씨...

한국갈 때마다 너무나 대조되는 여름 날씨에 깜짝 놀라곤 한다. 


그리고 캐나다의 여름은 정말 축제의 연속이다.

'프라이드 퍼레이드 (게이 페레이드)'를 시작으로, 

온갖 이름하에 크고 작은 축제가 여기저기서 벌어진다.


그건 아마도 캐나다의 추운 겨울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발생한

'여름에 더 많이 즐기자' 라는 캐나다인들의 사고방식이 한 몫 했을것이다.


그래서 캐나다 학교의 여름방학은 2 달이고,

겨울방학은 2주에 불과하다.^^



게다가 매면 7월 1일은 캐나다의 국가 탄생일이다. 

특히 올해는 '캐나다' 라는 나라가 탄생한 지 150주년 기념일이라 더욱 축제 분위기이다. 



캐나다 살이 첫 몇 년 동안

축제라는 축제는 거의 다 돌아다녔던 것 같다.


근데 이제는 하도 많이 봐서 식상했는지 

아니면 나이가 들면서 만사가 시시콜콜해 지는건지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축제가 더 이상 달갑지 않게 되었다.


축제 대신 매년 여름에 떠나는 두 번의 여행이 축제의 빈 자리를 메꾸어준다.

여행이 나의 & 우리의 여름축제가 된 것이다.


축제대신 여행 보따리 쌀 생각으로 가득찬 나에게

시댁의 호출은 별로 반가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오랫만에 얼굴 보면서 저녁 한 끼 같이 먹자고

2시간 거리를 달려 오신 시부모님의 요청에 

마지못해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다운타운으로 갔다.


시부모님을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만나서 

시아버님과 남편은 캐나다 관련 공연을 보러가고

시어머니와 난 카페에 앉아서 그동안 밀린 수다를 떨었다.

 

공연이 끝나는 시간에 맟추어 다시 만난 우리 일행은 

스시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가 미리 예약해 둔 

회전초밥 레스토랑에서 스시와 사시미를 먹었다.


스시와 사시미를 먹지 않는 시어머니는 뎀뿌라만 좀 드셨지만

원래부터 음식을 절제하는 철저한 소식가이신지라 

우리만 실컷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미안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남편과 내 앞에만 수북히 쌓이는 빈 접시..ㅎ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남편이나 나나 그다지 많이 먹은 것 같지는 않다.


우리 몸이 흡수할 수 있는 음식량도 나이와 함께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이와 함께 신진대사 또한 확실히 느려지기에 

먹는 양에 비해 살은 오히려 더 찌는 것 같다.^^


이제 팔순이 넘으신 시아버님은 

그 연세에도 우리 부부만큼 잘 드셨다.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다운타운에 가고 싶은 맘이 거의 없었기에

첨에는 별로 내키지 않는 외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유쾌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나저나 여름은 맥주돌이 남편의 계절이다.

맥주만 마시면 행복한 저 얼굴 좀 보소... 

저럴 때는 증말 밉상이야...


여름에는 무조건 펍의 패티오에서 맥주를 마셔야 제 맛이라는 

맥주돌이의 비위를 맞추자니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맥주와 안주로 배를 채우게 된다.


가정경제 예산초과는 물론이고 

여행떠나기 전 살 좀 빼고 가려던 나의 다이어트 계획 역시 

맥주돌이 남편땜에 완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남은 일주일간 과연 몇 파운드나 뺄 수 있을까...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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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피스트 지니 2017.07.15 08:14 신고

    한국은 이제 막 장마가 끝나고 '끈적이는' 더위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 살짝 비가 내렸지만 그 비로 인해 오히려 더 시원해지기는 커녕 습하고 더운 날씨가 되었네요. 캐나다의 여름, 많이 즐기시기 바랍니다.

  2. 코부타 2017.07.15 21:33 신고

    전 케나다에 가본적은 없지만 엄청 살기 좋은 곳이라고 친구가 극찬을 하던데.....
    한번 가보고 싶네요.^^

  3. peterjun 2017.07.16 00:52 신고

    끈적끈적한 날씨 때문에 여름이 참 힘들고 괴롭지요.
    점점 더워지고... 더 습해지고...
    그래서인지 동남아화 되어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네요.
    캐나다의 여름은 축제가 특히 많아서 정말 신날 것 같아요. ^^

  4. 공수래공수거 2017.07.16 09:02 신고

    다른분의 포스팅으로 캐나다가 정말 축제가 많다는걸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은 정말 습한 끈쩍 끈적한 더위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자연히 차거운 음료를 많이 마시게 되는데 이것 역시 체중 증가에
    요인이 됩니다
    이래 저래 살 찌게 됩니다 ㅎㅎ

  5. 프라우지니 2017.07.16 09:57 신고

    저도 시부모님과 외식할때는 신경이 쓰입니다. 난 간만의 외식을 내가 좋아하는 초밥으로 먹고 싶은데, 초밥이 있는 식당은 시부모님이 안 좋아하시고 혹시나 가셔도 음식을 잘 안드시는지라 제가 다 죄송해집니다.^^;

  6. 분 도 2017.07.16 19:52 신고

    이제 막 끈적거리고 축축한 장마철이네요. 타국에서 몸건강하시길 바랍니다.

  7. 에스델 ♥ 2017.07.18 10:42 신고

    캐나다 학교의 방학 기간이 인상적입니다. ^^
    저는 겨울방학 2주가 마음에듭니다. ㅎㅎ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먹는 양에 비해
    확실히 살이 찌더라구요. ㅜㅜ
    여행을 앞두고 계시다니~ 부럽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길 바라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

  8. 아..저도 캐나다의 축제를 즐기러 가고싶네요^^
    한국의 여름은 너무 ...힘들어요. 이제는 동남아보다 더워요 ㅠㅠ

  9. Deborah 2017.10.03 17:34 신고

    오랜만에 방문합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캐나다 원주민 축제 & 응답하라 1990!

오래전에 캐나다 원주민 부족의 한 축제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원주민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공중보건 프로그램 관계로,

시아버님이 부족장과 친분이 좀 있었기에 남편과 나도 얼떨결에 따라갔다.


그 때 내가 많이 보았던 헐리우드의 서부영화를 제외하고,

원주민들이 한 장소에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모인 것을 내 인생에서 첨으로 보았다.



미국에 사는 원주민들은 우리가 보통 "American Indians" 라고 부르지만,

캐나다에 사는 원주민들은 흔히 "First Nations people" 라고 부른다.


북미에 사는 원주민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우리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만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백인같이 보이는 원주민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외모로 볼 때, 백인처럼 보이는 원주민들은 원주민과 백인들 사이의 혼혈 후손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원주민의 피가 섞인 사실을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부족원으로 부족의 축제에 동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원주민의 머리에 늑대인지 여우인지 동물의 머리 장식이 있는 것을 보아 하니,

혹시 이 원주민도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했던 옛날의 한 서부영화에서 그의 원주민 이름처럼

"Dances with Wolves (늑대와 함께 춤을; 1990)" 과 비슷한 이름이 아닐까...^^


"늑대와 함께 춤을" 이라는 영화는 1990년도에 개봉되었는데, 그 때 정말 영화와 주연배우 모두 인기폭발이었다.

친구들과 나도 우리끼리 서로의 행동과 성격적인 특성에 기초한 인디언식 이름을 지어 서로 장난쳤던 옛 추억이 생각난다.


주먹쥐고 벌떡 일어나,

해가 뜨면 일어나,

해가 지면 집에 들어 가,

책상에서 침 흘리며 자지 마,

이쁜척 하지 마,

안 웃기니 웃기지 마...등등


그 때 우리가 서로를 불렀던 인디언식 이름들이었다.


요즘 세대는 모를 얘기다.^^

응답하라 1990!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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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수래공수거 2016.10.15 08:30 신고

    "늑대와 함께 춤을" 기억납니다
    그때 케빈을 알게 되었죠 ㅎㅎ
    뜻깊고 의미있는 행사에 다녀 오셨군요^^

    • 김치앤치즈 2016.10.18 23:27 신고

      1980-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분들은 "늑대와 함께 춤을" 이라는 영화와 케빈을 잘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캐나다 원주민들에게는 확실히 의미깊은 행사이고, 저는 그냥 구경꾼...ㅎ

  2. Deborah 2016.10.15 17:29 신고

    신기하게 잘 봤네요. 좋은 행사를 다녀 오셨어요.

    • 김치앤치즈 2016.10.18 23:29 신고

      미국에도 원주민들의 행사가 많이 있을거 같습니다. 한번 정도는 꼭 가볼만한 행사인 것 같아요.^^

  3. 힐데s 2016.10.16 08:58 신고

    한 동안 자기 이름을 인디안식으로 이름 짓는 것이 유행한 적도 있었죠.
    그 때 저의 이름은 대략 빛나는 곰 발가락의 발톱 같아라. 뭐 이런 이름이었죠. ㅋㅋ
    이런 과거 소환 축제 제가 참 좋아하는 축제에요.
    뭔가 이런 곳에 있으면 과거로 시간 여행 하는 것 같고, 실제로 과거로 시간 여행해보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요.
    단풍 놀이 다녀오시면 또 단풍 놀이 사진 올라오겠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

    • 김치앤치즈 2016.10.18 23:32 신고

      아니, 힐데님도 그랬던 추억이 있다니, 놀라운걸요.^^
      불유쾌한 과거는 빨리 잊어버리는 게 약이지만, 아름다운 과거는 좋은 추억이 되기에, 이런 과거 소환 축제가 의미있는 것 같아요.ㅎ

  4. SoulSky 2016.10.17 19:11 신고

    저희 동네랑 축제가 비슷한데요?ㅎㅎ 이렇게 또 봐도 흥미로운 축제 같아요.

  5. peterjun 2016.10.19 09:51 신고

    저에게는 무척이나 신기한 모습이네요.
    색다른 경험으로 사고의 영역이 넓어지고, 마음의 넓이도 커지고... 그랬을 것 같네요.
    첫번째 사진의 백인 인디언 여성분의 환한 웃음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에요. ^^

  6. T. Juli 2016.10.19 21:56 신고

    와우 캐나다 원주민이 늑대와 춤을 생각하게 합니다.
    원주민 백인도 많군요.

    • 김치앤치즈 2016.10.20 01:38 신고

      줄리님도 늑대와 춤을...영화 보셨지요..ㅎ
      백인피가 더 많이 섞인 혼혈 후손들은 본인들이 말하지 않으면 외모상 그냥 백인인줄 알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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