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만땅

싱그러운 6월의 일상 이야기

글 제목은 싱그러운 6월의 일상 이야기 이지만

건강문제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별로 싱그럽지 못한 시간이었다.


인생이란...

한마디로 '생로병사' 이다.


'사'를 제외한 나머지 세가지는 과거에 이미 경험했거나

현재진행형이다.


내가 2030 일때 

불혹을 넘긴 사람들로부터 자주 들은 말은

'40대가 되면 서서히 질병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온다.' 였다.


내가 불혹을 넘긴 이후에는

지천명을 넘긴 사람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

'50대가 되면 정말 생각도 못했던 질병들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 이야기가 아닌 완전 남들의 이야기였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렸다.


근데 살다 보니

나보다 먼저 살았던 인생 선배들이 하는 말이 다 맞더라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인생의 불청객인 건강문제로 인해 

나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나마 이제 급한 불은 좀 껐기에

이런 글을 끄적이고 있다.ㅎ


오랫동안 날 괴롭히고 있는 질병과는 이미 친구가 되었지만

한번씩 갑자기 찾아오는 불청객 같은 질병들로 인해

나의 일상과 일정이 흐트러질 때는 정말 짜증이 난다.



그럴 때마다 예전에 우리가 했던 여행사진들을 본다.


우리의 행복했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여행사진들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떠오른다. 


그래서 여행을 계속 하게 되나보다.


올 여름에 2번의 여행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곧 여행갈 생각을 하면 나의 꿀꿀한 기분이 좀 나아진다.

역시 나에게 여행은 최고의 치료제다.^^

 

그동안 나의 건강문제로 짜증만땅이었기에

남편에게 맛난 홈메이드 요리를 해주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2주동안 별로 잘 하는 건 아니지만

남편의 영양을 보충해 주려고 별로 없는 솜씨를 좀 부려보았다.



두가지 딥핑소스를 곁들인 새우월남쌈...


고수와 라임이 들어간 피쉬소스 & 새콤달콤한 타이 칠리소스를 곁들였다.

보기엔 별로 배부르지 않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배가 든든한 음식이다.

남편은 6개를 먹었고, 난 무려 7개를 먹었다.

내가 생각해도 난 정말 위대한(위가 거대한) 여자이다.^^



내가 직접 만든 불고기 양념으로 잰 불고기 햄버거...


남편이 정말 맛있다고 난리가 났다.

같은 음식을 반복적으로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인데, 

불고기 햄버거는 이번 주말에 또 만들어 달라는 특별주문이 들어왔다.^^

이참에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특제 불고기 햄버거 장사나 해볼까...ㅎ



브런치로 먹은 홈메이드 아보카도 토스트...


집에서 제빵기로 만든 홈메이드 라이 브레드를 토스트 한 후, 

신선한 아보카도를 듬뿍 발랐다.

그리고 그 위에 포치트 에그 (poached eggs)를 두 개 얹은 후, 

홀런데이즈 (Hollandaise) 소스와 파슬리 가루를 솔솔 뿌렸다.

남편은 그 날 아침 아보카도 토스트를 2번이나 리필해 먹었다.^^


p.s.)

이 글을 포스팅하는 지금

캐나다는 6월의 마지막 불금이지만

한국은 이미 7월의 첫날이리라. 









 















 




 





  1. 친절한엠군 2017.07.01 20:34 신고

    요즘 진짜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것 같더라고요ㅎㅎ 잘보고갑니다^^

  2. peterjun 2017.07.02 01:20 신고

    저도 20대 때까지는 못느꼈어요.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인생 선배들의 말을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됨을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건강이 최고인데, 여행의 기쁨이 몸까지 치유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스트레스만큼 안좋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늘 좋은 생각만 가득하세요. ^^
    그리고... 항상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김치앤치즈 2017.07.09 09:13 신고

      저도 30대까지는 별로 못느꼈습니다.
      40이 넘으면서 점점 피부로 느껴지더군요.^^
      주위의 50대 지인들의 말을 들으니 50대가 되면 더하다고 하던데, 심히 걱정입니다.ㅎ

  3. 공수래공수거 2017.07.03 11:44 신고

    정말 맛있겠네요
    남편분 정말 복이 많으시네요 ㅎㅎ

    저도 예전 40대만해도 별명이 철인 18호였는데
    50대가 되니 급격하게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되고
    이상이 생기더군요
    건강은 젊었을때부터 지켜야 하는게 맞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생각을 합니다
    벌써 2017년도 반이 지났습니다
    남은 2017년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김치앤치즈 2017.07.10 05:46 신고

      40대에도 건강에 이상이 많이 오는데, 50대에는 급격한 몸의 변화를 느낀다니 점점 다가오는 50대가 갑자기 두렵군요.^^
      올 상반기에 건강문제로 고생을 많이 했더니 이제 정말 지금부터라도 제 건강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올해 특히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4. 소피스트 지니 2017.07.06 22:56 신고

    제 철인같았던 몸도 40대가 되니 골골대더군요 ㅎㅎ
    큰 병은 없지만 잔잔하고 소소하게 아파가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아보카도 토스트는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 김치앤치즈 2017.07.10 05:50 신고

      소피스트 지니님은 젊게 사셔서 30대인줄 알았는데, 40대이군요.^^
      정말 공감합니다. 큰 병은 아니지만 잔잔하고 소소한 건강문제들이 저를 괴롭히고 잇습니다. ㅋ
      북미에서는 아보카도 토스트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가 집을 못산다는 발언이 나왔을 정도로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고 해서 저도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5. 베짱이 2017.07.07 18:33 신고

    벌써 2017년의 절반이 지났네요..ㅠ..ㅠ

  6. 카멜리온 2017.07.08 19:12 신고

    최근에 질병으로 고생을 하셨었군요. 건강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막 30대에 들어섰는데.. 29살 때부터 느낀거지만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20대 떄 몸을 너무 막 쓰며 살았다보니 그게 뒤늦게 나타나더라구요.
    다리도 심하게 아프고 특히 무릎이... 아픕니다. 건강관리 더욱 열심히 해야할 것 같아요!

    • 김치앤치즈 2017.07.10 05:57 신고

      매 10년마다 몸의 변화가 다름을 느낍니다.
      저도 20대에 몸을 마구 쓰고 살았던 휴유증이 30대 중반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40대가 되니 평생 경험해보지 못했희안한 질병들이 찾아오더군요.
      동병상련...제 오른쪽 무릎도 고장난지 오래되었습니다.^^

머피의 법칙에 걸린 하루

살다 보면 뭘 해도 안되는 날이 한번씩 있다. 이런 날은 머피의 법칙 (Murphy's Law)에 걸린 날이다. 지난 주말 우리 부부는 머피의 법칙에 걸리고 말았다.


푹푹 찌는 무더위가 계속 되고 있는 요즘, 에머랄드 물빛과 화이트 샌드를 원하는 내 기대에는 좀 못미치지만, 그래도 토론토 광역시 (GTA)에서는 나름 꽤 괜찮은 해변으로 꼽히는 온타리오 호수가의 "The Beaches" 해변으로 산책도 할 겸, 사람 구경도 할 겸해서 나들이를 하러 갔다.


가는 길부터 돌아오는 길까지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진행된 게 하나도 없었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던 하루였다.ㅎ


첫째, 평소에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중간에 스트릭카(전차)로 갈아타고 죽 가다보면 목적지인 해변에 도착한다. 이렇게 갈 때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이번에는 시간절약과 교통체증을 우려하여 방법을 좀 바꾸어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가서, 스트릭카로 가는 방법을 남편이 제안하길래 앞으로 무슨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러자고 동의했다. 버스에서 내려 스트릭카로 갈아타고 햇빛이 덜 비치는 좌석에 앉아 남편과 수다도 떨고 창 밖 구경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도로공사로 인해 다른 스트릭카로 갈아타고 가라는 운전수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그러자 서 있던 사람들이 먼저 우르르 내려서 다른 스트릭카의 좋은 자리를 다 차지해 버렸다. 우리가 뒤따라 갔을 땐, 이미 모든 좌석이 다 차고 해가 바로 비치는 방향에 2인용 좌석이 딱 하나 남아 있었다. 서서 가는 것보단 낫겠지 싶어 그 자리에 억지로 앉아서 가는데, 교통체증이 우찌나 막히는지 평소에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가 그 날은 정말 3시간이 걸려서야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거기다 난 평소에 안하던 차멀미까지 했다. 결국 원래 하던대로 해야지, 괜히 바꾸면 꼭 일이 터진다는 게 이런 상황을 두고 한 말이렸다 싶다.



둘째, 스트릭카에서 내리자마자 "평소처럼 지하철 타고 스트릭카로 갈아탔으면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을 걸 아니냐, 그냥 하던대로 했으면 더 빨리 왔을텐데..." 등...참고 있던 짜증을 길에서 남편에게 다 쏟아 부었다. 결국 남편은 혼자 삐진건지 말없이 내 앞에서 걷기만 걸었다.

막상 남편의 힘빠진 뒷모습을 보니, 갑자기 내가 너무 햇나 싶은 생각에 맘이 좀 그런 찰라에 남편이 좋아하는 펍이 갑자기 내 눈 앞에 나타났다. 게다가 모든 전채요리 주문시 50% 할인이라는 안내문이 내 눈에 하필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남편 기분도 좀 풀어주고자 남편을 끌고 들어갔다. 전채요리 2가지와 맥주와 콜라를 주문했다. 주문한 콜라와 맥주가 왔는데 미지근한 상태에 얼음 몇 조각을 뛰운 것 같았다. 거기다 2가지 전채요리는 왜 반값 할인을 하는지 알 정도로 맛이 형편없었다. 게다가 그런 형편없는 음식에 팁에 세금까지 얹어주려니 속이 쓰렸다. 괜히 남편 기분 좀 풀어줄려다 오히려 기분을 더 망치고 말았다.



셋째, 이번에는 테이크 아웃 타이 음식으로 해변에서 피크닉 하는 기분을 즐기자고 내가 제안했다. 15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남편과 해변까지 걸어갔고, 막상 해변에 도착하니, 남편은 내게 벤취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면 본인이 혼자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가져 오겠다고 했다.

15분 정도를 기다리니, 마침내 남편이 타이음식이 포장된 브라운 백을 들고 돌아왔다. 벤취에 나란히 앉아서 브라운 백을 열고 음식을 꺼내고 먹을려는 찰라에 젓가락이나 포크같은 것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입에서 한숨이 나오자마자 그 담에 잔소리가 따라나올 것을 너무 잘 아는 남편은 내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바로 일어나서 다시 타이 레스토랑까지 뛰어갔다.

머피의 법칙에 걸린 그 날, 남편은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저 길을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 편도에 15분은 충분히 걸리는 거리 - 두번이나 왔다갔다 해야 했다. 게다가 성질 더러운 마눌님한테 내용물 확인도 하지 않고 레스토랑에서 주는 그대로 가져왔다는 욕까지 얻어 먹었다.^^ 결국 해변에서 피크닉 기분 내려다 짜증만 나고 말았다.



머피의 법칙에 걸렸더 날, 남편은 사진의 저 길을 숨을 헐떡거리며 두 번이나 왔다갔다 해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면이 불어서 맛도 지지리 없엇던 팟타이...

남편은 그 날의 기억으로 당분간 팟타이를 먹고 싶지 않다고 한다. ㅎㅎ


왕복 30분 거리를 뛰어다닌 후 겨우 먹을 수 있었던 별 맛 없었던 팟타이...



여기서 끝나면 머피의 법칙이 아니다.^^


넷째, 해변에서 이런저런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머피의 법칙에 또 걸리고 말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우리가 평소 하던대로 해야지 별 탈이 없을 것 같아서 스트릭카를 타고 와서 다운타운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집에 돌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머피의 법칙은 마지막까지 우리를 괴롭혔다.ㅎ 스트릭카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오는 도중 갑자기 운전수가 방송을 했다. 스트릭카 루트가 바꼈으니 다음 스트릭카를 타고 가라는 것이었다. 이 정도 되니, 우린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남편과 서로 마주보고 씨익 웃었다. 그 웃음의 의미는 "그럼 그렇지. 머피의 법칙이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지"...ㅎ



머피의 법칙...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우리는 이왕 스트릭카에서 내린 김에, 하루종일 머피의 법칙에 걸린 것을 자축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면서 맥주 마시러 펍에 들렀다. 나는 딸기맛 나는 알콜도수가 좀 낮은 "스트로베리 사이더"를 주문했고, 남편은 나의 얼굴 표정을 힐끗 쳐다보더니 "지금 내가 주문할 맥주가 뭔지 알겠군." 하더니, "My bitter wife" 라는 이름의 맥주를 주문했다.^^

 


 

"My Bitter wife" 라는 이름의 made in Toronto 맥주다.

남편 말씀 왈, "맥주병에 있는 여자의 얼굴표정과 머피의 법칙에 걸려 짜증만땅인 내 얼굴표정이 비슷하다"고 한다.


"그렇게 말하면, 나도 도끼 들고 쫓아간다아!" ㅎㅎㅎ


Source: Googl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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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수래공수거 2016.06.28 10:19 신고

    저도 얼마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포스팅하기도 했고....

    누구에게나 그런일이 한번씩은 있는거 같에요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될듯..

    오늘은 행운의 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 김치앤치즈 2016.06.29 09:19 신고

      네, 정말 누구에게나 한번씩 생기는 일입니다.
      그 순간만 지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성질이 좀 더러운 관계로 막상 그런 일이 발생하는 그 순간에는 짜증이 좀 일어나기도 합니다.ㅎ
      앞으론 성질 좀 죽여야 할 텐데...ㅋㅋ

  2. 김단영 2016.07.02 01:58 신고

    형편없는 음식+tax+tip.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ㅠ.ㅠ
    하지만, 마지막 맥주 한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해피 해피 입니다.

  3. 방콕댁 2016.07.06 22:10 신고

    ㅎㅎ 공감돼요 살다보면..

  4. 좀좀이 2016.07.20 19:12 신고

    이 글 보면서 깔깔 웃었어요. 음...분명히 저렇게 당하면 정수리에 난 머리털 끝까지 화가 나서 집에 오자마자 뻗어버릴 거 같은데 읽으니 재미있네요 ㅋㅋ;;; 제대로 운수에 악운의 태풍이 불어닥치는 날에는 그냥 왜 사냐건 웃지요 라고 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 김치앤치즈 2016.07.21 00:36 신고

      저에겐 짜증만땅인 하루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재미있었다니 글 쓴 보람이 있었습니다.ㅎㅎ
      맞습니다. 이럴땐 그냥 웃고 말아야지 별 다른 수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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