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싱그러운 6월의 일상 이야기

글 제목은 싱그러운 6월의 일상 이야기 이지만

건강문제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별로 싱그럽지 못한 시간이었다.


인생이란...

한마디로 '생로병사' 이다.


'사'를 제외한 나머지 세가지는 과거에 이미 경험했거나

현재진행형이다.


내가 2030 일때 

불혹을 넘긴 사람들로부터 자주 들은 말은

'40대가 되면 서서히 질병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온다.' 였다.


내가 불혹을 넘긴 이후에는

지천명을 넘긴 사람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

'50대가 되면 정말 생각도 못했던 질병들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 이야기가 아닌 완전 남들의 이야기였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렸다.


근데 살다 보니

나보다 먼저 살았던 인생 선배들이 하는 말이 다 맞더라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는 인생의 불청객인 건강문제로 인해 

나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나마 이제 급한 불은 좀 껐기에

이런 글을 끄적이고 있다.ㅎ


오랫동안 날 괴롭히고 있는 질병과는 이미 친구가 되었지만

한번씩 갑자기 찾아오는 불청객 같은 질병들로 인해

나의 일상과 일정이 흐트러질 때는 정말 짜증이 난다.



그럴 때마다 예전에 우리가 했던 여행사진들을 본다.


우리의 행복했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여행사진들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떠오른다. 


그래서 여행을 계속 하게 되나보다.


올 여름에 2번의 여행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곧 여행갈 생각을 하면 나의 꿀꿀한 기분이 좀 나아진다.

역시 나에게 여행은 최고의 치료제다.^^

 

그동안 나의 건강문제로 짜증만땅이었기에

남편에게 맛난 홈메이드 요리를 해주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2주동안 별로 잘 하는 건 아니지만

남편의 영양을 보충해 주려고 별로 없는 솜씨를 좀 부려보았다.



두가지 딥핑소스를 곁들인 새우월남쌈...


고수와 라임이 들어간 피쉬소스 & 새콤달콤한 타이 칠리소스를 곁들였다.

보기엔 별로 배부르지 않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배가 든든한 음식이다.

남편은 6개를 먹었고, 난 무려 7개를 먹었다.

내가 생각해도 난 정말 위대한(위가 거대한) 여자이다.^^



내가 직접 만든 불고기 양념으로 잰 불고기 햄버거...


남편이 정말 맛있다고 난리가 났다.

같은 음식을 반복적으로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인데, 

불고기 햄버거는 이번 주말에 또 만들어 달라는 특별주문이 들어왔다.^^

이참에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특제 불고기 햄버거 장사나 해볼까...ㅎ



브런치로 먹은 홈메이드 아보카도 토스트...


집에서 제빵기로 만든 홈메이드 라이 브레드를 토스트 한 후, 

신선한 아보카도를 듬뿍 발랐다.

그리고 그 위에 포치트 에그 (poached eggs)를 두 개 얹은 후, 

홀런데이즈 (Hollandaise) 소스와 파슬리 가루를 솔솔 뿌렸다.

남편은 그 날 아침 아보카도 토스트를 2번이나 리필해 먹었다.^^


p.s.)

이 글을 포스팅하는 지금

캐나다는 6월의 마지막 불금이지만

한국은 이미 7월의 첫날이리라. 









 















 




 





  1. 친절한엠군 2017.07.01 20:34 신고

    요즘 진짜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것 같더라고요ㅎㅎ 잘보고갑니다^^

  2. peterjun 2017.07.02 01:20 신고

    저도 20대 때까지는 못느꼈어요.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인생 선배들의 말을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됨을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건강이 최고인데, 여행의 기쁨이 몸까지 치유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스트레스만큼 안좋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늘 좋은 생각만 가득하세요. ^^
    그리고... 항상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김치앤치즈 2017.07.09 09:13 신고

      저도 30대까지는 별로 못느꼈습니다.
      40이 넘으면서 점점 피부로 느껴지더군요.^^
      주위의 50대 지인들의 말을 들으니 50대가 되면 더하다고 하던데, 심히 걱정입니다.ㅎ

  3. 공수래공수거 2017.07.03 11:44 신고

    정말 맛있겠네요
    남편분 정말 복이 많으시네요 ㅎㅎ

    저도 예전 40대만해도 별명이 철인 18호였는데
    50대가 되니 급격하게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되고
    이상이 생기더군요
    건강은 젊었을때부터 지켜야 하는게 맞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생각을 합니다
    벌써 2017년도 반이 지났습니다
    남은 2017년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김치앤치즈 2017.07.10 05:46 신고

      40대에도 건강에 이상이 많이 오는데, 50대에는 급격한 몸의 변화를 느낀다니 점점 다가오는 50대가 갑자기 두렵군요.^^
      올 상반기에 건강문제로 고생을 많이 했더니 이제 정말 지금부터라도 제 건강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올해 특히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4. 소피스트 지니 2017.07.06 22:56 신고

    제 철인같았던 몸도 40대가 되니 골골대더군요 ㅎㅎ
    큰 병은 없지만 잔잔하고 소소하게 아파가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아보카도 토스트는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 김치앤치즈 2017.07.10 05:50 신고

      소피스트 지니님은 젊게 사셔서 30대인줄 알았는데, 40대이군요.^^
      정말 공감합니다. 큰 병은 아니지만 잔잔하고 소소한 건강문제들이 저를 괴롭히고 잇습니다. ㅋ
      북미에서는 아보카도 토스트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가 집을 못산다는 발언이 나왔을 정도로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고 해서 저도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5. 베짱이 2017.07.07 18:33 신고

    벌써 2017년의 절반이 지났네요..ㅠ..ㅠ

  6. 카멜리온 2017.07.08 19:12 신고

    최근에 질병으로 고생을 하셨었군요. 건강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막 30대에 들어섰는데.. 29살 때부터 느낀거지만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20대 떄 몸을 너무 막 쓰며 살았다보니 그게 뒤늦게 나타나더라구요.
    다리도 심하게 아프고 특히 무릎이... 아픕니다. 건강관리 더욱 열심히 해야할 것 같아요!

    • 김치앤치즈 2017.07.10 05:57 신고

      매 10년마다 몸의 변화가 다름을 느낍니다.
      저도 20대에 몸을 마구 쓰고 살았던 휴유증이 30대 중반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40대가 되니 평생 경험해보지 못했희안한 질병들이 찾아오더군요.
      동병상련...제 오른쪽 무릎도 고장난지 오래되었습니다.^^

청둥오리와 주고 받은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

자주 가는 동네 공원이 있다.


나홀로 갈 때는 걷기운동 하느라 바쁘지만 남편과 함께 산책하러 갈 때는

공원 한가운데로 흐르는 작은 하천(?)에서 유유자적하게 놀고 있는 야생 청둥오리떼를 보곤 한다.



우린 갈 때마다 하천에서 놀고 있는

청둥오리떼의 우스운 몸짓과 괴상한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날 한 노부부가 집에서 챙겨온 빵부스러기를

청둥오리떼에게 던져주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것을 본 후, 언젠가 우리도 안먹는 빵부스러기가 있으면 그냥 버리지 말고

공원으로 가져와서 하천에서 놀고 있는 청둥오리떼에게 주자는 말을 했다.



그리고 우린 그 공원에 갈 때마다 매번 잊어버렸고, 청둥오리떼를 볼 때마다

"아, 참 빵부스러기" 하면서 우리가 했던 말을 다시 생각하는 망각의 역사를 되풀이했다.



그러다 지난 일요일 오후

제법 오래전에 샀지만 흰 빵과 멀티그레인 빵만 좋아하는 남편의 거부로

냉동실에서 잠자고 있던 호밀빵이 갑자기 생각났다.



그래서 남편에게 일요일 오후 점심을 먹은 후, 간만에 오리떼 보러 공원에 산책하러 가자고 했다.

"지금 나가자고..." 하면서 잠시 머뭇거리던 남편이 청둥오리떼 모이주러 가자는 말에 냉큼 따라 나섰다.ㅎ







탱탱한 피부와 건강한 육체를 가진 청춘시절에는

파란 하늘에 뭉게뭉게 피어있는 하얀 새털같은 구름이 아름다운지도 몰랐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하늘을 올려다 볼 맘의 여유가 없었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서야 비로소 하늘을 올려다 볼 맘의 여유가 생겼고

새파란 하늘에 뭉게뭉게 피어있는 새털같은 뭉게구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게 되었다.



첨엔 한국의 무한경쟁 사회에서 먹고 사느라 바빠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캐나다에 온 이후에는 환경이 바뀌었으니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을 올려다 볼 맘의 여유가 저절로 생기는 줄 알았다.



하지만 현지생활에 이민자로서 적응하며 바삐 사느라

캐나다의 광활한 자연을 직접 접하면서도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다지 느낄수가 없었다.




결국 문제는 내 맘의 여유였다.


어디에 살건 내 맘의 여유와 평화가 없다면

아무것도 즐길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년의 나이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내 맘의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되었고,

삶의 여유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잠깐, 착각은 금물!

의 여유와 삶의 여유를 한국에선 가질수 지만 외국만 가면 저절로 가질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 마시길...

어디에 살건 본인의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거나,

지금 당장 입에 풀칠할 거리를 걱정해야 한다면 맘의 여유는 결코 가질 수 없다.

결국은 어디에 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2030 시절엔 내 능력의 한계를 원망하기도 했고

내가 가진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원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보낸 20 시절과 캐나다에서 보낸 30 시절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어보았기에

비로소 내가 가진 능력의 한계를 수긍하고

삶에 대한 욕심을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게 되었다.



이제는 나라는 사람과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법도 배우게 되었다.



그렇기에 지금은 하늘을 올려다 볼 맘의 여유도 생겼고

새털같은 뭉게구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조만간 따뜻한 남쪽나라로 긴 여행을 떠날

동네 공원의 하천에서 놀고 있는 청둥오리떼에게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 맘의 여유도 생겼다.




나이가 들면서 분명 잃는 것도 많지만, 반대로 얻는 것도 많다.







인생을 계절에 비교한다면

유년기는 봄, 청년기는 여름, 중년은 가을 & 노년은 겨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에 해당하는 중년의 나이인 지금이 좋다.



유인경 기자의 말처럼 비록 화려했던(?) 청춘과 탱탱한 피부는 사라졌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의 연속인 2030 시절 보다는 맘의 평화를 얻은 지금이 더 만족스럽다. 



어쩌다 보니 우리가 오리에게 준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 이야기가

나의 중년 예찬기로 끝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난 우리가 청둥오리에게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청둥오리들이 내게 "맘의 평화와 삶의 여유" 라는 깨달음을 느낄 기회를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것 같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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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수래공수거 2016.12.07 10:37 신고

    오늘 제 포스팅에도 오리가 올라와 있습니다 ㅎ
    지금 한국은 AI가 발병을 해서 조심을 해야 합니다
    빨리 해결 되었으면 합니다...

    • 김치앤치즈 2016.12.09 00:50 신고

      오, 맙소사...이번엔 오리 전염병인가요...
      시국도 뒤숭숭한데, 질병까지 퍼지면 정말 여러가지로 살맛 안나겠습니다. 빨리 해결되기를 진심 바랍니다.

  2. peterjun 2016.12.07 14:17 신고

    어린 시절 저는 다 가지고 싶었던 것 같아요.
    성공도 하고 싶었고, 마음의 평화도 누리고 싶었고, 자유롭고도 싶었고...
    너무 욕심이 많았지요. ^^
    그때 보던 하늘과 지금 보는 하늘의 느낌은 확실히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나이를 먹어가며 깨달은 바도 많아짐을 새삼 경험해갑니다.
    두 분의 산책하는 시간은 '참 좋은 소중한 시간' 일 것 같아요. ^^

    • 김치앤치즈 2016.12.09 01:14 신고

      하긴 정춘시절에 욕심이 없았던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젊음이 있었기에 성공에 대한 꿈도 꾸고, 욕심도 부릴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법륜스님 말씀에 따르면 젊을 때 부리는 욕심은 야망이기에 긍정적인 것이고, 늙어서 부리는 욕심은 노욕이라 추한것이라 하더군요.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서 추해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토종감자 2016.12.07 23:41 신고

    캬아~ 너무 좋은 글에 공감 많이 합니다.
    정말 어디인지가 중요한게 아닌게, 바쁜 서울에 살때는 오히려 틈틈히 여유를 즐겨야 한다며 근처 지방천 공원에도 가고 했는데, 제주 온뒤로 오히려 일하느라 집밖에 못나가고 있어요. 집 밖에만 나가면 온갖 자연이 노래하는 곳인데, 집에 처박혀 맨날 일만하는...이게 마음 먹기 나름인데, 몸과 마음이 무지 바쁜 요즘입니다. ^^
    참, 그나저나 한국에서 저도 낙동강 근처 안동에 살때 오리들 줄려고 빵을 들고 가끔 찾아 갔는데, 얘들이 누가 먹을 걸 준 적이 없어서인지 빵던지면 완전 화들짝 놀라 도망가요 ㅋㅋㅋ 유유자적 노는 애들 완전 분위기 깨버리는 나쁜 사람이 된 기분. ^^;;;

    • 김치앤치즈 2016.12.09 01:44 신고

      제가 보기엔 토종감자님 부부는 일과 삶의 여유를 동시에 즐기는 극소수의 사람들 그룹에 속하는 분들이예요. 두 분 블러그를 보면 우리 부부도 한 곳에 정착하는 대신 여행자로 사는 자유로운 삶을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군요. 하지만 우리의 경우 이왕 늦었으니 은퇴연금 받을때까지만 참을까 합니다. ㅎㅎ

  4. T. Juli 2016.12.08 00:30 신고

    청둥오리와 아름다운 글 생각하게 합니다.

자메이카 #6 -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카리브해의 석양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카리브해의 석양... 아, 다시 그 곳으로 가고 싶다!

 

 

 

강에서 악어구경을 하고 난 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성인 전문용품 가게를 한다는 가이드의 사촌 누이들이 생선을 산다고 해서 잠시 생선시장 비스므리한 곳에 들렀다. 생선시장 비스므리한 곳이라고 말한 건 생선시장이라고 부르기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생선시장 같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어부가 그 날 잡은 생선을 양동이에 담아 자기 집 앞 흙길에서 팔고 있었다. 어쨌든 우리는 가이드 사촌 누이들이 우리 눈엔 별로 싱싱해 보이지 않는 생선을 사고, 집에 가자마자 먹을 거라면서 튀긴 생선도 사고, 또 카리브해의 사람들의 주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로티 (Roti)"를 사는 걸 구경만 했다.

 

 

 

통째로 튀긴 생선

 

 

사실은 생선의 입과 눈이 그대로 다 붙어있는 전혀 맛있게 보이는 비주얼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예의상 튀긴 생선과 로티가 맛있게 보인다고 한마디 했다.

 

그러자 차 안에서 가이드 사촌 누이들이 우리더러 맛보라고 몇 번이나 권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호텔비에 식사비까지 다 포함되어 있기에 호텔가서 먹어야 한다면서 극구 사양했다.

 

They were killing me with kindness...but they were very nice ladies.

 

결혼 전 싱글 여행자였을 때, 나는 동남아의 어디에선가 길거리 음식을 사 먹고 탈이 나서 엄청 고생했던 적이 있다.

그 후 해외여행지에선 함부로 아무 음식이나 먹지 않는다.

 

 

카리브해 사람들의 주식인 "로티"

 

 

아침일찍부터 시작해서 하루종일 나돌아다니고 우리 집으로...아니 휴양지로 돌아오니, 해가 지기 시작했다.  

 

 

 

 

꼭 우리집 창문을 통해 석양을 감상하는 것 같았다.

 

 

 

 

여기가 우리 집이고, 내가 앉아있는 이 곳이 우리집 패티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아, 그 넘의 로또는 언제 당첨되는 건지...

 

 

 

 

우리는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 해변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남편이 물 속으로 들어가서 걷기 시작했다.

마치 석양이 남편을 따라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 해가 거의 다 지고 있다.

석양을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철학자가 되었다.

 

흔히 인생을 뜨고 지는 해에 비유한다.

이미 우리는 태어나서 살고 있으니, 해가 지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언젠가는 지고 말리라.

 

나는 내 인생의 반을 산 지금의 내 나이가 딱 좋다.

누가 날 다시 2030대로 보내준다고 해도 사양하고 싶다.

 

하지만 이 날은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석양을 보면서 지는 해를 붙잡고 싶었다.

해마다 먹는 숫자상의 내 나이를 붙잡고 싶듯이...^^

 

 

 

 

 

 

해가 저무는 광경은 어디에서 보나 다 아름답겠지만,

바다...그것도 카리브해의 해변에서 보는 석양은 우리에게 정말 색다른 감동을 주었다.

그건 분명 다람쥐 체바퀴 돌 듯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있기 때문이리라.

 

똑같은 석양을 우리 집에서 또는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또는 퇴근길에 보면

과연 이리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으로 아름답게 보일까...

 

일상에 지쳐서 해가 뜨는지 지는지도 못 느끼고 사는 날이 더 많으리라.

그래서 가끔은 일탈을 해야 할 필요가 우리 모두에게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탈의 장소가 꼭 내가 사는 곳에서 먼 곳일 필요는 없다.

사실 어디로 가는냐 보다는 어딘가로 떠난다는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니깐. 

 

 

 

 

 

 

해가 완전히 지고 난 해변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했다.

마치 우리 부부만 선셋 감상하러 나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아, 그 때 그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1. 까칠양파 2016.06.05 21:51 신고

    와~~ 카리브해 석양은 이런거였군요.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멋있네요.
    저도 저기에 가서 직접 보고 싶네요. 저 역시 그눔의 로또는 언제쯤...ㅋㅋ

    • 김치앤치즈 2016.06.07 01:48 신고

      석양의 아름다움에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우리 로또 포기는 하지 말고, 많이는 말고 조금씩만 계속 합시다. 당첨의 꿈이라도 꾸면서 살아야쥐요.ㅋㅋ

  2. 공수래공수거 2016.06.06 11:09 신고

    멋진 석양입니다
    모든걸 잊고 한 일주일만 머물다 오고 싶습니다^^

    • 김치앤치즈 2016.06.07 01:50 신고

      모든 걸 다 잊고 잠시라도 쉬고 싶을 때에 가면 좋은 곳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휴양지에 중독되나 봅니다.^^

  3. 김단영 2016.06.16 12:34 신고

    생선은 입과 눈이 모두 붙어있는게 더 맛있어보이는데... 라고 말하는 1인 여기 있어요. 갑자기 원주민이 된듯합니다. ㅎㅎ

    • 김치앤치즈 2016.06.17 01:17 신고

      생선을 제대로 먹을 줄 아는 분들은 그렇다고 하더군요.^^
      저는 가리는 게 많아서 좀 문제지요.ㅎ

[미국 애리조나] 인생이란 계획대로 되는게 아니지...그게 바로 인생이야.

 

 

자동차로 로드 트립을 하다보면, 인생이란 원래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을 때가 많습니다. 예전엔 매사가 내 계획대로 잘 되지 않으면 내 성질에 내가 넘어가서 쓸데없이 남편한테 성질도 부리고, 짜증도 내면서 스스로 혈압을 높이곤 했지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게 좋은 점도 있더군요.

 

이삼십대에 비해 맘의 여유가 좀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불혹을 넘어서면 어느정도 포기할 건 포기하는 게 낫다는 걸 알게 되니깐요. 그러니 이삼십대의 젊은분들, 나이 드는 걸 너무 두려워 하지 마세요. 나이 들면서 잃는것도 있지만, 얻는 것도 있습니다.ㅎ

 

 

 

 

그게 바로 인생이야...c'est la vie...That's life...

 

한국어, 프랑스어, 영어로 모두 "그게 바로 인생"이라고 우리에게 말해주니, 인생이란게 원래 그런건가 봅니다. 그러니 사소한 일에 목숨걸지 맙시다.ㅎ

 

치리카후아 국립기념지를 둘러본 후, Lordsburg에서 하룻밤을 보매고 다음 날 아침 일찍 화이트 샌드 미사일 박물관을 보고, 점심시간에 화이트 샌드 국립기념지에 가는 것이 원래 우리의 계획이었지요.

 

근데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난데다, 내가 미사일 박물관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보였던지, 남편이 자기가 보고 싶었던 화이트 샌드 미사일 박물관을 기꺼이 포기했습니다. (여자들은 미사일 같은 것에 좀 관심이 적지요...ㅎ) 

 

대신 화이트 샌드 국립기념지로 가는 도중에 작은 도시인 Las Cruces에서 점심도 먹을 겸 휴식도 취할 겸 잠시 멈추기로 했지요. 이왕 멈추는 김에 님도 따고 뽕도 따듯이, Las Cruces에 있는 드리핑 스프링즈 자연보호 구역 (Dripping Springs Conservation Area)에서 1시간 정도 짧은 하이킹을 하기로 새로운 계획을 짰습니다. 

 

 

▶ 한국의 휴게소는 거의 항상 먹거리가 풍부한 스낵바가 있지만, 미국의 휴게소는 위의 파노라마 사진 왼쪽에서 보이는 것처럼 화장실만 덩그러니 있는 것도 있더군요. 하여튼 휴게소는 먹거리 풍부한 한국 휴게소가 최고예요!

 

 

 

 "로드러너(Roadrunner)" 라는 새는 도로 위를 날아다니는 게 아니라, 도로에서 달립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인데, 실제 크기는 참새 정도의 작은 새입니다. 로드 트립 중 실제로 도로에서 저 새를 본 적이 있는데, 이름처럼 도로 위를 달려가더군요.

 

 

 

▶ Las Cruces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 한국에선 네비게이션 또는 네비녀)에 드리핑 스프링즈 자연보호 구역 주소를 찍고 출발!

 

우리의 GPS, 즉 네비녀가 우리가 입력한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알려주는데, 막상 도착지는 전혀 자연보호 구역같지 않은 이상한 건물이었어요. 몇 번을 다시 시도했는데도 똑같더군요.

 

이 즈음에서 갑자기 생각난 재미난 이야기 하나를 남편에게 물었지요.

 

"자기야, 남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말을 잘 들어야 하는 여자 세 명이 누군줄 알아?"

"한 여자는 분명 당신, 내 와이프 같은데, 나머지 둘은 누구지?"

"나머지 둘은 바로 당신 엄마랑 지금 우리를 자꾸 엉뚱한 곳으로 이끄는 이 네비녀야. 근데 오늘 이 여자가 맛이 좀 갔나 보다.오늘만큼은 이 네비녀 말 들으면 안되겠는걸.ㅎ"

 

▶ 둘이서 같이 하하하...웃고는, 네비녀를 잠재운 채 우리끼리 목적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목적지 주소에 언덕같이 보이는 산이 하나 보이더군요. 제 눈엔 역시 자연보호구역 같이 보이진 않았지만, 주위에 물어볼 사람이라곤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해서, 일단 언덕산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하이킹 트레일같이 보이는 길을 올라갔습니다.

 

 

▶ 사진에서 보이는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저 우람찬 산 (진짜 목적지: 드리핑 스프링즈 자연보호구역)을 몰라 봤습니다. 대신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이 엉뚱한 언덕산을 둘이서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습니다.

  

 

▶무작정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두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친절한 동성연애자 커플이 갑자기 우리 앞으로 걸어 오더군요. 그들에게 물어보니, 아주 친절하게 여기가 우리가 찾는 거기가 아니라는군요.

 

그 커플의 안내로 우리가 헤매고 달메던 그 언덕산을 내려와서, 드디어 진짜 드리핑 스프링즈 자연보호구역을 향해 달려갑니다.

 

 

근데 한 10분을 달렸나요... 좀 더 가야 하는데, 갑자기 아스팔트 포장길이 끝났습니다.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난 길은 자갈이 많이 박힌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불행히도 우리가 빌린 렌트카 (일반 승용차)의 계약사항에 비포장도로 주행은 금지사항.

 

 

▶ 너무 아쉽지만 비포장도로 주행을 포기하고 차를 돌립니다. 우리 넘 착한 커플인가요...ㅎ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계획을 수정한 후에도 게획대로 되지 않았던 곳... "인생이란 원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게 바로 인생이다." 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곳... 언젠가 다시 올 날이 있겠지. 그땐 꼭 SUB 빌려서 갈끼다...ㅎ 

 

 

(***렌트카 계약은 옵션에 따라 비용이 달라집니다. 또한 로드 트립은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하기에 만약의 경우를 위해 자동차 사고 보험도 드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부부는 경비 절약차 남편만 운전을 했고, 포장도로만 달리는 일반 승용차를 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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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dy Expat 2016.02.06 10:11 신고

    인생은 참 마음대로 안 된다는것 정말 공감합니다. 올려 놓으신 글들 시간 나는대로 재미있게 잘 보겠습니다. 이곳 영국은 이미 새벽 1시가 훌쩍 넘었답니다. Zzz :)

    • 김치앤치즈 2016.02.06 23:43 신고

      나이가 들수록 적당선에서 타협하고 받아들여야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인생이 맘대로 안된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내 맘을 다스리는 연습을 합니다. 푹 주무시고, 블러그에서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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