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y of World Travel/France

프랑스 파리 (2) - 파리에서만 볼 수 있는 죽은 자들의 특별한 세상

프랑스 파리에는 두 가지 형태로

죽은 자들의 세상이 존재한다.


하나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공동묘지' 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속한 산 자들의 세상인 지상에 존재한다.


다른 하나는 죽은 자들만 속하는 곳으로

지상이 아닌 어두컴컴한 지하에

그것도 뼈와 해골만 모아서 이루어진 공동묘지이다. 


이름하여 - 카타콤 (Catacomb) -


얼마나 유명한지

카타콤을 배경으로 한 공포영화가 제법 많다.



불어를  할 줄 아는 남편에게

카타콤의 입구에 적힌 글귀를 번역해 달라고 했다.


"Stop! (멈추시오!)

Here is the empire of the dead. (이 곳은 죽은 자들의 세상이오.)"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들어가고 말았다.



막상 들어가니 실내등이 군데군데 켜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 어두컴컴했다.

하지만 우리의 눈이 곧 어두운 지하에 적응했다. 


처음에는 그냥 단순한 시멘트 벽처럼 보였던 벽을 자세히 보니

시멘트가 아닌 사람의 뼈와 해골로 만든 소위 "인골벽" 이었다.


이미 잘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막상 내 두 눈으로 직접 보니, 좀 끔찍하고 소름도 끼쳤다. 


차곡차곡, 아주 빽빽하게, 그리고 아주 정교하게 쌓았다.

심지어 죽은 자들의 해골로 하트형 문양도 만들었다.

  

대단한 프랑스인들이다.

지하 공동묘지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나는 사실 겁이 많아서 무서움을 잘 타는 사람이다.

하지만 희안하게도 무서운 공포영화만 골라보는 좀은 이상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


남편은 공포영화를 볼 때마다 비명을 지르고 눈을 가리면서도

공포영화를 즐기는 이상한 영화 취향을 가진 마누라를

가끔 '이해하기 힘든 사람' 이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도

마누라를 위해 무서운 공포영화들을 자주 다운받아 준다.ㅎ 


어쨌든 카타콤 방문을 마치고 다시 살아서 나오면서

남편은 아주 감탄하듯이 나에게 말했다.


"우와, 우리 마누라 이제 겁쟁이 아니네.

난, 사실 당신이 카타콤 안에서 무서워서 비명 지르고 할 줄 알았는데,

아주 용감하게 잘 다니던데."


그건 남편이 몰라서 한 말이다.

사실 난 무서웠다. 


우리가 카타콤에 갔던 날은 방문자들이 별로 없어서인지 인기척이 별로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지하묘지를 걸어다니는 내내 한번씩 오싹하는 느낌이 들어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곤 했다.


다만 겁쟁이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 

남편 앞에서 안 그런척 하는 오기를 부렸을 뿐이다.^^



빽빽하게 그리고 아주 정교하게 쌓은 인골 사이에

죽은 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듯 하얀 십자가도 박아 넣었다.



천장이 무너질 깨 걱정할 필요없이 죽은 자들이 편안히 영면할 수 있도록 

그들의 세계를 굳건하게 받쳐주는 석조기둥도 보이고 

산 자들이 편히 구경할 수 있도록 석조계단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산 자와 죽은 자, 

모두를 배려하는 구조를 가진 지하묘지이다. 



군데군데 죽은 자들을 위로하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편히 잠들어 있는 죽은 자들을 모욕하지 말라는

산 자들에 대한 경고문도 있었다. 


"Don't insult the dead.

(죽은 자들을 모욕하지 말라.)"  - 호머 오딧세이 -


----------------------------------


우리는 카타콤을 방문한 후, 프랑스 파리 시내에 있는 유명한 공동묘지도 방문했다.

이 공동묘지에는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잠들어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 작가, 철학자, 음악가들이 잠들어 있다고 한다.

주로 문화예술 분야에서 이름을 떨친 분들이 많다.


이름하여 '몽파나스 공동묘지 (Montparnasse Cemetery)' 

무덤 사이로 만들어진 산책로가 고풍스럽다.



우리 부부는 우리 동네에 있는 공동묘지에 자주 산책하러 간다.

죽은 자들의 세계를 조용히 산책할 때마다

Here & Now...삶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되는 것 같아서이다. 


겉으론 보기엔 몽파나스도

우리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동묘지와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굳이 다른 점이라고 하면,

이 공동묘지에 잠들어 있는 분들 중 조금은 특별한 분들이 많다는 점.



사실 우리가 몽파나스 공동묘지를 찾은 이유는 

우리가 찾아보고 싶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찾아보고 싶었던 묘지의 주인은

27세의 나이에 요절했던 유명한 뮤지션이자 작가이자 영화감독이었던 "짐 모리슨" 이었다.


그리고 내가 찾아보고 싶었던 묘지의 주인들은

나의 사춘기 시절에 특별한 감동을 주었던 유명한 철학자 커플인

"장 폴 사르트르" 와 "시몬느 드 보봐리" 였다.


지도를 보 빽빽하게 들어찬 수많은 묘지들 사이를 돌아다녔지만

아쉽게도 남편이 원래 찾아보고 싶어했던 "짐 모리슨 (Jim Morrison)" 의 무덤은 찾지 못했다.



대신 유명한 작가이자 시인이었던

"찰스 보들레어 (Charles Baudelaire)" 의 무덤을 우연히 발견했다. 



다행히 내가 찾아보고 싶었던 유명한 실존주의 찰학자이자 작가인

"장 폴 샤르트르" 와 "시몬느 드 보봐리" 의 무덤은 찾을 수 있었다.

그 둘은 사후에도 나란히 함께 잠들어 있었다.


난 지극히 평범한 사춘기 시절을 보냈다.

그나마 사춘기 시절 활발히 했던 나의 유일한 취미활동은 독서였다.


사춘기 시절에 읽었던 나의 독서량은 엄청났다.

그 때는 심지어 밤을 새면서 책을 읽었던 기억도 있다.


그 때 읽었던 독서량이 내가 이십대 이후로 지금까지 읽은 독서량보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중 유독 시몬드 드 보봐리의 작품을 많이 읽었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속에서 그녀가 나인 것처럼 빠져 들었던 추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했다면,

서울대는 물론이고 하버드 대학까지 갈 수 있지 않았을까...ㅋ


한살씩 나이를 먹을수록 독서량도 점점 줄어들고,

그에 따라 관심분야도 점점 줄어든다. 


그나마 요즘 읽는 책들은 

이 곳 도서관에서 빌리는 영어 여행기에 불과하다.

 

가끔은 한글로 쓰인 책을 읽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여기서 구할 수 없는 한글로 쓰인 책 대신 블로그를 찾는다.^^



이제 중년의 나이에 

사춘기 시절의 순수했던 그 열정을 다시 찾고 싶다면

그건 아마도 나의 욕심이리라. 


허나 비록 사춘기 시절의 밤을 새우며 책을 읽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순수했던 열정은 많이 사그러졌을지 모르지만,


이렇게 죽은 자들의 세상을 살짝 엿볼때 마다

내가 아직 살아 숨쉬고 있음을

그리고 아직 앞으로 살 날이 많이 남아 있음을 

다시 한번 온 몸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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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err 초이 2017.06.18 19:20 신고

    허걱 엄청 무서운 곳인데 용케 들어가셧네요
    전 이런곳 못들어갈듯 ㅠㅠ

    • 김치앤치즈 2017.06.21 08:34 신고

      초이님의 간이 생기다 말앗나 봅니다.ㅋㅋ하나의 대형 예술작품으로 생각하니, 그리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2. 에스델 ♥ 2017.06.19 13:41 신고

    인골벽이 무섭습니다. ㅠㅠ
    하지만, 산자와 죽은자 모두를 배려하는
    구조를 가진 지하묘지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ㅎㅎ
    덕분에 특별한 곳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김치앤치즈 2017.06.21 08:36 신고

      얼마되지 않은 인골벽이었으면 좀 무서웠을터이지만, 워낙 오래된 인골로 만들어진 벽이다 보니 무섭지는 그리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좀 음침햇을 뿐...^^

  3. 공수래공수거 2017.06.19 14:19 신고

    아유..저는 못 들어갈것 같습니다
    민일 들어 가더라도 누군가의 손이나 팔을 꼭 잡고 조심 조심 들어갈것 같네요
    사람은 누구나 죽게 되지만 미리 보고 싶어지지는 않습니다 ㅎ

    저는 유명한 사람이 잠들어 있는곳에서 딱 한번 누워 봤습니다
    퇴계 선생의 묘소에 누워 하늘을 바라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김치님 역시 독서를 많이 하셨군요
    그 포스가 느껴졌었습니다^^

    • 김치앤치즈 2017.06.21 08:46 신고

      공공님이 설마 무서움을 그리 많이 타실 줄이야...ㅋ
      사실 저도 혼자서는 절대 들어가지 않겟지만, 남편과 함께라서 가능했습니다.
      조금 음침하긴 햇지만, 생각보다 무섭지는 않았고요.ㅎ
      제가 한글책 독서를 많이 햇던 시절은 사실 중고등학교 시절이었지요.
      20대 이후로 지금까지는 영어책만 주로 읽다보니, 한글 작문 실력이 완전 엉망진창 수준이라, 제가 쓴 글을 다시 읽기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4. viewport 2017.06.19 21:44 신고

    저는 로마에서 지하무덤 카타콤베를 들어가 봤는데 참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파리에 있던 일반 묘지들은 그래도 예쁘게 정리된 곳들도 많고 그렇더군요

    • 김치앤치즈 2017.06.27 08:53 신고

      저희도 로마에 갔지만, 카타콤베는 로마 시외에 위치해 있어서 저희 여행일정상 가보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로마를 다시 가게되면 카타콤베도 가보고 싶네요.^^

  5. 카멜리온 2017.06.19 23:13 신고

    으아;; 무섭네요...
    안그래도 방금 루인스였나
    그런 공포영화를 봐서..
    공포영화라고는 해도 귀신이나 괴물, 갑툭튀 그런건 안나오는데
    사람들이 죽어나가죠. 아니.. 등장하는게 괴물이라고 해도 되려나요;; 여하튼 그것도 약간 원주민들이 관리하는 고대사원?? 유적지?? 그런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무섭네요

    • 김치앤치즈 2017.06.27 08:57 신고

      아하...마야 유적지에서 일어나는 공포영화 "The Ruins" 보셨구나아...^^
      저도 그 영화 봤지만, 전혀 안 무섭던걸요.전 그런 영화 엄청 좋아한답니다.ㅋㅋ

  6. 소피스트 지니 2017.06.20 08:05 신고

    헉... 무덤을 찾을 생각을 하셨다니
    저도 저런 곳은 못가요 ㅜㅜ
    무섭다기보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회피(?) 뭐 그런 비스무레한 감정인데...
    저런 곳에서는 어떤 느낌이 들까 궁금하긴 하네요.

    • 김치앤치즈 2017.06.27 09:09 신고

      법륜스님 왈, 죽음은 생과 사의 문제가 아니라 우주라는 큰 세계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라고 하는 부처님의 깨달음이 인상적이더군요.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도 회피할 필요도 없이 지금 여기의 삶에 집중하면 무덤방문도 별로 안무서워요.^^
      좀 철학적이긴 한데, 웬지 소피스트 지니님은 이해하실 것 같은 느낌이...ㅎ

  7. 베짱이 2017.06.21 19:33 신고

    오싹하네요. 아무리 낮이라지만... 대단

  8. 김단영 2017.06.24 08:21 신고

    느낌이 참 묘한데요?
    그런데... 혼자는 못갈것 같아요.
    저 나름 용기있는 사람인데... 아.. 쬐금 무서운데요?

  9. 피치알리스 2017.06.25 18:14 신고

    사진보고서 움칠했네요. -0-;;;
    어렸을 적 말고 공동묘지에 가본 적이 없네요.
    공동묘지에서 산책하는 일은 참 이색적인 일이긴 하지만, 너무 적나라한 사진을 보면 좀 들어가기 무섭네요.

    • 김치앤치즈 2017.06.27 09:34 신고

      대낮에는 괜찮아유...^^
      전설의 고향같은 경우에 잘 나오지만, 귀신이니 뭐니 해서 공동묘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한국문화에 깊이 박혀있다 보니 아무래도 좀 무서워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 ㅎ

  10. peterjun 2017.06.30 12:34 신고

    전 겁이 너무 많아서.... 무서워 하는 게 정말 많네요. ㅠㅠ
    카타콤에는 어지간한 용기가 아니면 들어가기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듬직한 누군가 함께 해준다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수많은 해골들을 보니... 어쩐지 삶의 무상이.... ㅎ

    • 김치앤치즈 2017.07.01 11:03 신고

      피터준님도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라면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삶의 무상...그게 바로 카타콤에서 얻을수 있는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ㅎ

프랑스 파리 (1) - 파리지엔처럼 파리를 즐기는 법

십년전에 잠시 맛만 보았던 유럽 여행기를 이제서야 기록해 본다.

나에게 여행은 시간을 초월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일상사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지만, 

여행만큼은 십년전 아니 이십년 전에 했던 여행일지라도

아주 또렷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희안하게도 설사 세부적인 내용을 조금 잊어버렸다 해도

일단 여행사진을 보면 그 때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래서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함께 했던 모든 여행의 추억은

시공을 초월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래서 우린 집, 자동차, 옷, 신발 등의 물질적인 산물보다는

우리가 죽을 때까지 간직할 수 있는

여행이라는 특별한 경험에 투자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 샹제리제 거리의 가로수길 -



이 포스팅의 제목이 '파리지엔처럼 프랑스 파리를 즐기는 법" 이다. 

파리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내 대답은 우리 부부가 파리를 향유했던 방법처럼

파리에 사는 파리지엔처럼 두 발로 거침없이 돌아다녀라이다.^^


"When you're in Paris, do as the Parisians do."



아침에 일어나서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 있는 동네 베이커리로 걸어갔다.


모든 것에는 종이의 양면처럼 반전이 있는 법..

프랑스 파리의 보도에는 파리지엔들의 반려견들이 흘린 흔적이 많다.

그래서 가는 중에 개똥을 밟아서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여행에서의 모든 경험은 좋든 싫든 받아들이는 쿨한 자세가 필요하다.

 

동네의 유명한 프렌치 베이커리에서 줄을 서서 빵을 사려는 파리지엔처럼

우리도 줄을 서서 기다려 우리가 먹을 막 구운 크로아상을 사서 커피와 함께 마셨다. 


갓 구운 크로아상이 아무리 맛있다고 한들

아침마다 줄기차게 크로아상만 먹기에는 우리의 입이 너무 간사했다.

 

우리의 입이 호사를 누리는 날도 가끔은 있어야 한다.

그런 날은 호텔 레스토랑이나 동네의 어느 한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브런치를 즐기면서 

진짜 파리지엔같은 기분을 내기도 했다.


- 루이비똥 테마 빌딩 -



파리 시내를 무작정 돌아다니다 

잠시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숨을 고르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파리의 대부부의 카페는 패티오가 있어서

파리 시내를 활기차게 걸어다니는 오리지널 파리지엔들을 구경하는 것도 좋았다.


그러다 배가 고프면 베이커리에서 신선한 빵을 사고

와인가게나 슈퍼마켓에서 와인과 플라스틱 와인잔을 사서

길거리 벤치나 공원의 잔디밭에서 간소한 피크닉을 즐기는 것도 우리만의 방법이었다.


직장에서 힘든 하루를 보낸 파리지엔들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면

우리도 하루의 여행일정을 마칠 시간이 된다.


그때쯤 되면 우리의 배꼽시간이 저녁을 먹을 시간임을 알려준다.

하루종일 두 발로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의 배꼽시간은 빠짐없이 정확하게 우리의 식사시간을 알려주었다.


여행에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먹거리는 더더욱 중요하기에

다른 것에서 아끼는 한이 있더라도, 최소한 먹고 마시는 것엔 아끼지 말자는 것이

먹돌이 & 먹순이 부부인 우리의 철칙이다.^^



먹고 마시는 것에 더 치중하다 보니, 우린 가끔 나중에 후회할 일도 저지른다.


그 유명한 에펠탑을 분명 보긴 보았지만,

우린 돈 아낀다는 명목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에펠탑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을 쿨하게 패스했다.^^ 


기회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법...

난 우리가 분명 파리에 다시 갈 일이 있을거라 믿는다.


- 에펠탑의 하부에서 상부로 올려다보다 -



엘리베이터 타고 에펠탑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을 너무나 쿨하게 패스한 우리는

대신 에펠탑 입구에서 꼭대기를 쳐다보며 찍은 사진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그리고 에펠탑을 나오는 길에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끝없이 줄을 선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말로 남편을 위로했다.


"남편,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는데,

에펠탑 꼭대기에 한번 올라가보려고 우리의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내가 이 말을 하는 순간, 남편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그런 웃픈 말을 하다니...

당신 지금 이솝우화의 "여우와 포도 (The Fox and the Grapes)" 에 나오는 여우야. ㅎㅎ"


- 파리의 개선문 -


파리의 개선문 앞에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서서 포즈를 취한

나의 사랑스런 개선장군님...^^


그러고 보면

파리 시내를 무작정 돌아다니면서

발도장만 쿵쿵 찍은 우리의 파리지엔 흉내내기는

산 자만이 즐길 수 있는 특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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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스델 ♥ 2017.06.16 10:32 신고

    파리지엔처럼 파리를 즐기는 법~
    저도 언젠가 이렇게 파리를 걸어보고 싶습니다. ^^
    우리 가정도 물질적인 산물보다는
    여행이란 특별한 경험에 투자하기를
    망설이지 않는 편이라 공감하면서 읽었답니다.
    대신 우리집 일상생활은 궁상과 궁핍의 결정체입니다. ㅋㅋㅋㅋ
    오늘도 멋진 시간 보내세요!

    • 김치앤치즈 2017.06.16 23:23 신고

      제가 알기론 돈이 남아돌아서 여행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풍족한 일상생활에 만족하기에 내가 속한 물질적인 세상 이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진정한 여행자는 매일의 일상에서 궁상을 떨어 한푼두푼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어 여행을 다니는 분들이 아닐까 합니다.
      돈이 남아 도는 사람들이 하는 락셔리 관광에서는 두 발로 직접 경험하는 여행의 진정한 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2. 밤익는냄새 2017.06.16 22:34 신고

    와.. 정말 멋진 사진이네요.^^ 파리지엥처럼 파리를 즐기는 방법... 앞으로의 글도 기대가 됩니다.
    저도 7년 전쯤엔가 파리에 혼자 배낭매고 지도 한장 달랑 들고 온 시내를 걸어다녔던 생각이 나네요. 딱 어디를 가야겠다 정해놓지 않고 파리지엥처럼 걸어다녀보자!는 테마였는데 무지하게 다리가 아팠던 기억이... 언젠가 다시 갈 수 있을까요. 향수에 젖게 만드는 글이네요.^^

    • 김치앤치즈 2017.06.16 23:37 신고

      그렇죠. 무지하게 다리와 발이 많이 아팠지요. 전 심지어 그 때 하도 많이 걸어서 무릎에 이상이 온 후로 지금도 좀 고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육체적인 고통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바로 여행이 아닌가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남는 건 여행에서 얻은 산경험과 아름다운 추억 & 사진 뿐인 것 같습니다.ㅎ

  3. 공수래공수거 2017.06.19 13:38 신고

    굳이 파리가 아니고 어느 나라 어느지역이든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도 얼마전 서울 캅방을 했는데 예전 살때나 출장으로 수없이 다녀 왔던것과는
    정말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진으로 기록해두면 기억이 더 오래 간다는데 동감을 합니다
    그런데 전 대화까지는...ㅎ
    이번엔 서울 방문은 버스탄 거리를 제외하더라도 잘품 팔은 거리가 거의 20KM 가까이
    되더군요...

    • 김치앤치즈 2017.06.21 08:21 신고

      그럼요. 어디를 가든 상관없이 확실히 발품팔아 돌아다닌 여행은 사진과 함께 기억이 더 오래도록 남습니다.^^
      이번엔 서울구경 하셨다니, 공공님 블러그에 놀러가면 올라와 있겠군요. ㅎ

  4. 소피스트 지니 2017.06.20 08:08 신고

    저는 신혼여행을 파리로 갔었는데 겨울에 가서. ㅎㅎㅎ
    생각보다 추웠고 음식은 별로였던 기억이..
    다만, 에펠탑은 기대이상으로 거대했고 멋졌으며, 고건축(성당)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 김치앤치즈 2017.06.21 08:23 신고

      파리의 겨울도 멋잇긴 하지만, 잿빛 하늘이라 좀 우중충 했을 것 같습니다.
      근데 뭐 두 분은 허니문 여행이라, 추울수록 더 꼭 껴안고 돌아다닐 수 있지 않앗을까 싶네요.ㅋㅋ

  5. 김단영 2017.06.24 08:25 신고

    두분의 여행을 따라다니다보면 마지막 생각은 늘 같은 마음이 들어요.
    아... 부럽다... ㅎㅎ
    바삐 지내는 가운데 산행과 여행은 일상처럼 늘 만들어가던 것이었는데,
    요즘은 그 두가지를 못하고 지내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경쟁하듯 몸무게를 늘리고 있지요.. ㅋㅋ
    여행은 계획보다 실행인것 같아요^^

    • 김치앤치즈 2017.06.27 09:48 신고

      네, 맞습니다. 여행은 계획보다 실행입니다. 계획을 세우고도 이런저런 이유로 실행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거예요.^^
      저희는 그냥 우리 삶의 가치를 물질적인 부가 아닌 여행에 두자는 결혼 당시 우리 부부가 했던 약속을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할 뿐이지요.ㅎ
      단영님은 요즘 특히 하는 일이 워낙 많아서 산행과 여행다닐 시간을 못내는 것 같은데...^^

  6. peterjun 2017.06.30 13:42 신고

    오래전... 스마트한 세상이 되기 한참 전...
    20대 때... 어린 동생을 데리고, 무작정 유럽을 누비고 다녔던 때가 있었어요.
    파리에서 맛있는 음식 한번 사먹어보겠다고, 하루를 굶었다가 동생이 탈진해서 업고 다닌 적도 있었네요. ㅎㅎ
    그러고 보니 여행은 정말 많은 것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해주는 것 같네요. ^^

    • 김치앤치즈 2017.07.01 11:10 신고

      어머나 세상에...파리에서 동생분이 탈진까지... 부디 그 담날 정말 맛있는 것으로 영양보충 했기를 바랍니다.ㅎㅎ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 찾아올때마다 옛날의 행복했던 시간을 피터준님 블러그에 담아 보세요.
      그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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