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y of World Travel/Dominican Republic

도미니카 공화국 # 4 - 부르갈 럼주 팩토리 방문기

2016년이 이제 얼마 안지 않았다. 올 8월에 여름 휴가여행으로 다녀온 도미니카 공화국의 푸에토 플라타 지역 여행기를 올해가 다 가기전에 마무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우리가 머문 도미니카 공화국의 이베로스타 리조트에서 가까운 거리에 유명한 브루갈 럼주 공장이 있다는 소리를 바텐더로부터 들었다. 공장견학비는 1인당 10페소로 가이드가 안내해준다. (견학이 끝난 후, 가이드에게 약간의 팁을 주면 좋아한다.^^)



호텔 로비에서 프런트 데스크 직원에게 물어보니 자동차로 5분 정도, 걸어가면 30분 정도의 거리에 그 유명한 부르갈 럼주 공장이 있다고 했다. 우린 걷기운동도 할 겸 도미니카 공화국의 거리 구경도 할 겸 겸사겸사 걸어서 가기로 했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했다.



공장까지 걸어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걸어가는 내내 뜨거운 햇살에 시달리는 건 우리가 당연히 예상했지만 정작 문제는 도로에서 쌩쌩 달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때문에 숨쉬기가 힘들었다. 난 다행히 혹시나 해서 손수건을 하나 들고 왔기에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았지만, 손수건이 없던 남편은 본의아니게 매연을 들이마시게 되었다. 아, 불쌍한 내 신랑...^^



하여튼 그 넘의 매연때문에 좁은 보도를 걸으면서 남편이 내게 뭔가를 말할려고 할 때마다, 난 "아무 소리도 하지 말고 그냥 입다물고 빨리 걷기나 해요." 라는 말만 반복했다.



드디어 부르갈 공장 정문이 나왔다. 마침 정문에 경비원 초소가 보이길래 공장견학하러 왔다고 하니, 공장견학은 정문이 아닌 다른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말하는 것이다. "에이 뭐야...더워 죽겠는데... 럼주는 마시지도 않는 내가 이걸 봐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뭔데?" 하는 불평어린 쫑알거림을 남편 뒤통수에 계속 쏟아대면서 남편 뒤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공장의 정문에서 돌아가서 공장의 담벽을 따라 계속 걸으니 또 다른 문이 하나 있었다.



문을 통과하니, 부르갈 견학 안내소가 나왔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니 에어콘이 작동해서 좀 살 것 같았다.

공장 견학비 20페소를 내고 잠시 기다리니, 젊은 남자 가이드가 나와서 우리에게 본격적인 공장견학을 안내했다.



한쪽 벽면에 부르갈 럼주를 이어온 5대째 가계도가 있었다.

투어 가이드가 5대째 경영자 두 명 중에서 여자 경영자 사진을 가리키면서

"여기 이 분은 내 여자친구예요." 라는 농담을 던지길래,

"고래에, 그녀가 당신 여친이면 그 위에 있는 남자 경영자는 내 남친이야." 라는 농담으로 받아쳤다.



가이드가 막 웃더니, 울 남편을 가리키면서, "그런 이 분은 누구세요?" 하길래,

농을 즐기는 나는 남편에게, "저기요, 저 아세요?" 라는 농담을 던졌다.

울 남편은 그 순간 역간 삐지고 나랑 가이드는 웃고 난리가 났다.^^



부르갈 럼주 주인장 가계도로 현재 5대째 이어지고 있다. 5대째 주인장은 젊은 여자이다.


다른 한 쪽 벽면에는 부르갈 럼주의 변천도가 있었다.

부르갈 럼주는 도미니카 공화국을 대표하는 술이다.



럼주를 숙성시키는 데 필요한 럼주통이 사진에 보인다.




럼주를 처음 만들면 완전 투명한 색깔인데,

이 때는 알콜농도가 거의 100% 라서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로 마시면 위가 녹아내릴 정도로 독하다고 한다.


10년간의 숙성기와 함께 럼주의 색은 완전 투명한 색에서 갈색톤으로 점점 변한다고 한다.


럼주의 색깔 변화가 정말 신기했다.




드디어 럼주의 맛을 볼 시음시간이 왔다.

투명한 럼주, 중간 색깔의 럼주, 완전 숙성된 럼주를 정말 조금씩 맛보았다.


술맛의 차이에 대한 가이드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술맛을 음미하는 럼주 애호가인 남편은 당연히

"오, 그렇군요."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공감의 뜻을 표하곤 했다.



반면 가이드의 계속적인 권유땜에 억지로 술맛을 쬐금 본 나의 얼굴은 오만상이 다 찌그러졌다.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그냥 독한 알콜맛에 속만 쓰렸다.


이런 걸 남자들은 왜 마시는지 이해하려면, 다음 생애에 남자로 다시 태어나야 할 듯...ㅋ



바에서 바텐더 역할도 해보고, 럼주 맛도 보고 남편은 혼자 신났다.

와인을 가끔 마실 뿐 평소에 술을 즐기지 않는 나는 점점 지루해졌다.




 가이드는 실제로 럼주를 생산하는 공정과정을 보여준다며 우리를 공장내부로 이끌었다.

하지만 문을 열면서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는 나를 보더니,

"미안하지만 공장내부 사진촬영은 금지" 라면서 우리의 양해를 구하길래

공장내부에 대한 사진은 없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가난한 카리브해의 섬나라는 인식이 강했기에

솔직히 난 사람들이 일일이 수동적으로 럼주를 생산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선입견과는 달리

럼주 생산과정은 첨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전자동화된 시스템이었다.^^




공장견학을 마친 후, 우린 밖으로 나왔다.

공장밖에는 초창기 럼주 생산과정을 보여주는 간단한 민속촌 비슷한 곳이 있었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지금은 생산과정이 모두 기계화되어 있지만,

옛날에는 럼주의 주원료인 사탕수수를 소가 이끄는 나무틀 (위의 사진)에 넣어 즙을 짜서 만들었다고 한다.

 


공장 견학을 마친 후, 럼주를 파는 판매소로 돌어왔다.

많은 럼주가 종류별로 진열장에 진열되어 있었다.


젤 비싼 럼주와 포즈를 취한 남편




럼주 가격은 도매가라서 그런지 확실히 공항의 Duty-free shop보다 가격이 많이 착했다.


질좋은 럼주의 가격이 착해서 남편은 사고 싶은 맘이 간절했지만

불행히도 공항이 아닌 곳에서 사면 관세를 별도로 내야한다.


만약 공장에서 살 경우, 관세를 남편 용돈에서 지불하라는 마눌의 협박에

남편은 눈물을 머금고 그 곳을 그냥 떠나야 했다.^^




상식 코너: 흰색기는 부르갈 럼주기이고,

빨간색과 검은색 사이로 십자모양의 하얀색이 있는 국기는 도미니카 공화국 국기이다.




※ 애주가들은 한번 해볼만한 부르갈 럼주 공장견학이었다.




Copyright © 2016 김치앤치즈. All rights reserved.






신고
  1. 공수래공수거 2016.12.17 09:10 신고

    어릴때 소설을 읽으면 꼭 럼주가 나오곤 해서 크먄 한번 먹어보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회가 별로 없더군요

    저도 마눌과 어디 가서 저런 농담을 하면 약간 삐칠것 같습니다 ㅎㅎ

    • 김치앤치즈 2016.12.20 05:16 신고

      특히 해적이 나오는 어린이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에서 럼주가 많이 등장하지요.^^
      ㅎㅎㅎ... 사실은 남편이 질투하고 삐지는 게 너무 귀여워서 저런 농담을 더 하는 경향이 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울 남편이 최고야!"라는 칭찬을 매일 해주니깐 가끔 마눌의 저런 심한 농담도 용서가 되는 것 같습니다.ㅎ

  2. 큐빅스™ 2016.12.17 17:27 신고

    도미니카 공화국 참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네요..
    그런데 영상으로 보고 아름다워서 한번쯤 가보고 싶긴 하드라구요..

    • 김치앤치즈 2016.12.20 05:23 신고

      카리브해에는 아름다운 섬나라들이 많습니다만, 돈, 시간 & 거리상의 이유로 가까이 하긴 힘든 나라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 비해 거리상 좀 가까운 캐나다에서 카리브 해 섬나라로 여행가기 위해서도 돈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한국에선 가기엔 오죽할까 싶습니다.^^
      대신 캐나다에서 여행가기 힘든 동남아가 한국에서 가까이 있으니, 나름 공평한 것 같으네요.ㅎㅎ

  3. 소피스트 지니 2016.12.17 18:22 신고

    개인적으로는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이지만 럼주는 이상하게 좋아합니다. ㅎㅎ(물론 많이 먹지도 못하지만) 한국에서 먹던 맛과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네요~

    • 김치앤치즈 2016.12.20 05:30 신고

      저는 알콜에 워낙 문외한이라서 잘 모르지만, 알콜에 능통한 남편님의 말에 따르면 도미니카 공화국의 부르갈 럼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소피스트 지니님도 마셔본 적이 있을테지만, 럼주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칵테일은 모히또이지요.
      참 이상한 건 분위기가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카리브의 휴양지에서 마시는 모히또와 똑같은 재료로 집에서 만들어 마시면 이상하게 그 맛이 아닌거예요.ㅎㅎ

  4. peterjun 2016.12.18 12:11 신고

    애주가들에겐 최고의 견학장소네요.
    저도 요새는 술을 거의 먹지 않지만, 한때 엄청 즐겼기에...
    호기심 어린 눈으로 열심히 읽었네요. ㅎㅎ
    괜히 맛도 보고 싶은 그런 욕심이 마구 일어납니다. ^^
    두 분의 유쾌한 모습이 그려지는 글이었네요.

    • 김치앤치즈 2016.12.20 05:36 신고

      정말 애주가에겐 좋은 견학장소였습니다.^^
      럼주와는 거리가 먼 저도 공항의 비관세 알콜 가게보다 훨씬 싼 럼주의 공장도 가격을 보니 몇 병 사고 싶은 맘이 살짝 들긴 하더군요.
      하지만 관세라는 부담때문에 결국 사지 못했으니, 아쉬워하는 남편의 심정이 어느정도 이해되긴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공항에서 여행자에게 허용되는 2병의 럼주를 사주는 아량을 남편에게 베풀었답니다. 저, 너그러운 마눌님 맞나용...ㅋㅋ

  5. 밤익는냄새 2016.12.19 11:28 신고

    와. 럼주 색깔이 점점 진해지는게 정말 신기해요. 빛깔이 참 곱네요^^
    ㅋㅋ저도 농담보고 엄청 웃었어요. 그러게 공장주가 굉장히 젊고 미인이네요.
    참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김치앤치즈 2016.12.20 05:41 신고

      그쵸...럼주의 숙성과 함께 따라오는 럼주의 색깔 변화가 정말 신기하고 이쁘더군요.
      5대째 공동 경영주가 젊은 남자와 여자인데, 가이드가 먼저 농담을 시작하니 농담따먹기 좋아하는 제가 그런 기회를 놓칠수 없었지요.
      본의아니게 울 남편이 제 농담의 희생자가 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긴 하지만, 15년간 저의 농담에 워낙 익숙해져서인지, 남편의 삐짐은 그때뿐입니다. (사실 남편이 삐지는 모습이 귀여워서 그런 농담을 더 즐기는 것도 있고요.ㅋㅋ)ㅋ

  6. 좀좀이 2016.12.19 15:49 신고

    럼주 색깔 변해가는 모습 예쁘고 아름다워요. 그라데이션 같아요 ㅎㅎ 그런데 숙성되기 전에는 엄청 독하군요. 도수가 거의 100도라니요 ㅋㅋ;;

    • 김치앤치즈 2016.12.20 05:47 신고

      좀좀이님 오랫만입니다.^^
      듣고보니 정말 색깔의 그라데이션을 잘 보여주고 있네요. 막 만들어진 럼주는 술이라기 보다는 거의 독약에 가까운 것 같아요.^^

  7. 토종감자 2016.12.21 12:32 신고

    도미니카 공화국이라니 참 이국적입니다. 어디인지 머릿속에 지도가 딱 떠오르지도 않는 ^^
    럼주 팩토리 저는 세이셸과 레위니옹에서 가봤어요. 남미가 원산지인데, 그쪽에 가서 함 마셔보고 싶습니다 ^^

    • 김치앤치즈 2016.12.22 11:52 신고

      저에겐 한국과 캐나다가 아닌 곳은 다 이국적입니다.
      세이셜은 원래 이국적인 곳이고, 레위니옹은 첨 들어보는 곳이니 정말 이국적입니다. ㅋㅋ
      저희는 그 곳에 아직 가보지 못했기에 이미 다녀오신 감자오이님이 정말 부럽습니다. 여행자라면 누구나 부러워할거예요.^^

도미니카 공화국 #3 - 천국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소수아 해변


우리의 여름휴가를 해초와 비 때문에 완전히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막강한 인터넷의 힘을 좀 빌렸다.


우리가 머물던 휴양지에서 많이 멀지 않으면서 해초가 없는 아름다운 해변을 열심히 검색하기 시작했다.


두드리는 자에게 문이 열리리라!


크립어드바이저에서 다른 여행자들이 올린 도미니카 공화국 여행후기를 통해

우리의 최종 결선전에 오른 후보지는...


1.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를 자랑하는 물놀이 하기에 아주 적합한 "소수아 (Sosua)" 해변

2. 소수아 해변보다 더 크고 넓지만 파도가 좀 센 편이라 물놀이 보다는 서핑하기에 좋은 "카바레테 (Cabarete)" 해변


우리는 서퍼가 아니라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고, 거리상으로도 소수아가 우리 휴양지에서 더 가깝기에

일단 최종 결정지는 1번인 소수아로 결정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나면 카바레테도 한번 가보기로 했다.


But...

 

만약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소수아 해변을 본 순간,

우린 카바레테고 뭐고 다 잊어버리고 소수아의 반짝반짝 빛나는 에머랄드색 바다에 퐁당 빠져서

하루종일 헤어나지를 못했다.^^


소수아 해변 (Sosua Beach)



소수아 해변의 왼쪽 전경

저 여자분은 본의아니게 우리 사진의 수영복 모델이 되신 분...땡큐.^^



운좋게 소수아 해변의 에머랄드 물빛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바다를 전세 낸 남편



소수아 해변의 오른쪽 전경

크고 작은 호텔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

이 쪽 바다에만 사람들이 좀 있었다.



우리가 대여한 빨간 파라솔 앞의 바다에는 우리밖에 없었다.

마치 우리가 해변을 통째로 전세낸 것처럼...ㅎㅎ


우리가 갔던 날은 금요일과 월요일...즉 평일이었다.

소수아 해변은 휴양지 전용해변이 아니라, 아무나 갈 수 있는 공공해변이다.


그래서 주말에 가면 관광객들과 도미니카 현지인들로 엄청 복작거린다.

조용하고 한가로운 해변과 바다를 원하면 주말을 피해 평일에 가야 한다.



가게마다 자기 가게에 딸린 담당구역 해변에 파라솔을 설치해 두고 손님들에게 대여해 준다.

그래서 각 가게마다 파라솔 색깔이 다르다.


우리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고 바다도 젤 좋았던 해변에 설치된 빨간 파라솔을 대여했다.

"안토니오"라는 이름을 가진 60대로 추정되는 노인이 우리를 친절하게 맞이했다.


우리가 첨에 물어본 다른 가게보다 파라솔 대여비가 좀 더 비쌌지만, 

파라솔 대여와 음료수 주문에 따른 커미션을 받아서 가족을 먹여 살린다면서 활짝 웃는

안토니오 할배의 주름지고 이빨까지 빠진 얼굴을 보니,

환율을 따지면 얼마안되는 돈을 굳이 흥정하고 싶지 않아서 안토니오가 부르는 대로 주었다.^^


그리고 코코넛과 콜라도 2개씩 주문했더니, 안토니오의 입이 쩍 벌어졌다.

우리가 음료수를 주문할 때마다 자기가 받을 커미션이 늘어나기 때문이다.ㅎ


가난한 나라에 태어났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가족을 보살피는 사람들...

 그래서 난 가난한 나라를 여행할 땐 바가지를 좀 당해도 기분 나쁘지 않다.

직접적인 기부는 못할망정 바가지라도 좀 당해줘야 그들이 먹고 살 것 같기에.^^



이번에는 내가 에머랄드 빛 바다를 통째로 전세냈다.

야호!



해가 비칠 때는 바다물이 정말 시원했다.

먹구름이 끼면서 해가 사라지니, 희안하게도 온수를 섞은듯이 바다물이 조금 따뜻하게 느껴졌다.

해와 바다가 알아서 물의 온도를 우리 체온에 맞게끔 적절하게 조절해주는 자연의 위대함...



그렇게 혼자 전세낸 바다에서 한참을 물놀이를 즐기다 갑자기 맑고 투명한 물 속을 들여다 보았다.

으아악... 난 그만 봐서는 안 될 것을 보고 말았다.

바로 물고기 몇 마리가 내 다리 근처에 있는 것을 보고 말았던 것이다.^^


쿠바 베라데로에서 스노클링 했을 때 있었던 물고기 공포증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세요!


고기 떼에 둘러싸인채 기겁했던 나의 스노클링 체험:

http://kimchicheese2016.tistory.com/120



물놀이는 해야 하고, 물고기는 무섭고...ㅎ

그래서 물고기가 있을 수 없는 아주 얕은 물가에서 혼자 뒹굴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뒹구는 것이 아니라 물살이 알아서 내 몸을 요리 졸렸다 저리 돌렸다 했다.


아런 것을 "자연과의 동화" 한다고 해야 하나... 아님 "친환경 인간" 이라고 해야 하나...^^



물고기가 무서워서 얕은 물가에 누워 뒹글고 있는 나를 본 남편은 내 사진을 계속 찍으면서 놀리기 시작했다.



"당신 참 이상해. 생선은 잘도 먹으면서, 물고기는 무서워하다니. ㅋㅋ"



"흥. 난 죽은 생선만 좋아해. 살아있는 물고기가 몸에 닿는 건 끔찍하단 말야.

그리고 난 물고기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징그러워서 피하는거야."



"근데 이상하게도 꼭 당신 주위에만 물고기들이 오네.

아무래도 당신이 물고기를 많이 잡아 먹어서, 물고기들이 복수하는가 보다. ㅋㅋ"




어쩌다 한번 가는 우리 여행자들에게는 천국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해변이지만,

이 곳 섬나라 사람들에게는 먹고 살 돈을 벌어야 하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소수아 해변이 아무리 천국처럼 아름답고 평화롭다 해도,

사이클론의 영향권에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땅이다.


갑자기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 들더니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혹시나 해서 이번 여행에 계속 따라다니는 우리의 징크스를 확인할 겸, 남편의 시계를 확인했다.


바로 오후 4시경이었다.

둘이서 "그럼 그렇지...역시나 오후 4시군!" 하면서 웃고 말았다.


그해서 우리가 파라솔을 빌린 곳에서 임시방편으로 쳐 둔 텐트 아래로 잠시 피신을 했다.



우리는 들고 간 비치타월로 몸을 감싸고 앉아서 따뜻한 블랙커피 한 잔과 카푸치노 한 잔을 주문했다.

안토니오가 좋아했다.^^


텐트 아래 놓인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와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내리는 비를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흐린 날씨와 비로 인해 더 이상 빛나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아름다웠던 에머랄드색 바다...아쉬워라...

그래도 그 날 우리는 그 아름다운 바다에서 정말 열심히 몰놀이 했으니 여한은 없다.


비가 잦아지기를 기다리면서 한참을 넋놓고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있다가 주변을 둘러 보기 시작했다.

한국의 1970-80년대를 연상시키는 기념품 가게, 스낵바, 카페 등이 줄지어 서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호객행위는 전혀 없었다.


가난하지만 여유러운 섬나라 사람들의 근성인가...

아니면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로 만사 귀차니즘인가...



카리브해 섬나라에서 강쥐들이 해변에 돌아다니는 것을 많이 보았다.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 소속이 불가한 강쥐들...

이 개는 빨간 목줄이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주인이 있는 강쥐인가 보다.



백문이 불여일견!


소수아 해변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하실 분은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세요!




캐나다로 돌아오기 하루 전날 밤, 천국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소수아 해변을 떠나기가 정말 싫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말했지요.

"난 여기서 살테니, 당신 혼자 돌아가서 매달 내가 먹고 살 생활비나 따박따박 보내주라.ㅎ"


마눌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말대꾸하는 남편님 왈...

"그럼 나는? 난 뭐 돌아가고 싶을 것 같아.

당신이 혼자 돌아가서 내가 여기서 먹고 살 생활비 따박따박 보내주는 건 어떨까.ㅋ"



Copyright © 2016 김치앤치즈. All rights reserved.

신고
  1. Deborah 2016.10.20 13:26 신고

    와..정말 아름답군요. 동영상 보니 고스란히 그 느낌이 전달 되는듯 합니다. 좋은 시간 되셨으리라 생각되네요. 이런 곳에서 재 충전하고 왔으면 좋겠네요.

    • 김치앤치즈 2016.10.21 01:44 신고

      한번씩 에너지가 방전될 때마다 재충전이 필요한데, 나이가 들수록 밧데리 수명이 점점 닳는지 에너지 방전이 자주 찾아오네요. 그래서 저희도 재충전하고 왔습니다.^^

  2. 돌아온줄리 2016.10.20 14:36 신고

    부럽습니다~~
    해변가 사람들도 평화로와 보이고 김치앤치즈님부부도 참 행복해 보이네요~!!
    행복한 포스팅 많이 많이 부탁드려요~~~~

    • 김치앤치즈 2016.10.21 01:47 신고

      누구신가 했더니 미즈손님이셨네요.^^
      더 멋진 블러그로 다시 돌아온 걸 환영합니다. 앞으론 줄리님이라고 부를께요.ㅎ
      줄리님, 잠시 여행지에서 놀 때는 누구나 다 행복해 보이는 겁니다용. ㅋㅋ

  3. 까칠양파 2016.10.20 16:44 신고

    와~~ 정말 경치가 진짜 와우~~~
    저도 전세내고 싶어집니다.
    갑자기 내리는 비도 그렇고, 바다도 그렇고... 참 낭만적인 곳인 거 같아요.ㅎㅎ

    • 김치앤치즈 2016.10.21 01:55 신고

      주말이 아닌 평일날에 가야만 전세낼 수 있습니다.ㅎ
      특히 여행지에서 비가 오면 감정이 좀 가라앉으면서 사색적으로 되어 더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더군요.
      어쩌면 낯선 땅에서 신체 호르몬의 변화가 더 있을런지도...^^

  4. 『방쌤』 2016.10.20 18:57 신고

    아,, 정말 너무 좋네요.
    물에 들어가도 좋고~ 밖에서 바라만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1주일 쉬었다 왔으면 좋겠네요^^ㅎㅎㅎ

    • 김치앤치즈 2016.10.21 01:59 신고

      저도 집으로 돌아오기가 싫을 정도로 정말 좋았습니다.^^
      물에 들어가도 좋았고, 그저 바라만 봐도 천국처럼 아름다운 해변이었습니다.
      저도요. 다시 돌아가고 시퍼라잉....히힝

  5. 공수래공수거 2016.10.21 08:49 신고

    와으.낙원입니다
    이렇게 좋은 바다와 해변을 전세내셨으니
    그 누구라도 부럽지 않을듯 합니다

    • 김치앤치즈 2016.10.25 01:52 신고

      여행자에게는 정말 낙원같은 곳이었습니다.
      평일이었고, 날씨도 좀 안따라준 관계로 그 아름다운 옥색 바다를 돈 한푼 쓰지않고 전세낸 것처럼 즐기고 왔습니다.^^

  6. peterjun 2016.10.21 14:06 신고

    하늘에 먹구름이 껴 있는데도 바다에서 빛이 나요.
    마치 보석처럼 정말 아름답네요.
    동영상으로 보니 절로 가보고싶다는 마음이 솟구쳐 오릅니다. ^^
    비만 좀 덜했어도 더 환상적인 여행이었겠지만, 그래도 물놀이도 실컷하시고,
    두 분이서 행복하게 여행을 하셨으니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

    • 김치앤치즈 2016.10.25 01:50 신고

      옥색 바다가 보석처럼 빛난다는 표현이 정말 적절한 표현 같습니다.^^
      카리브해는 원래 8월부터 10월까지 허리케인 시즌이라, 비가 왔다리갔다리 하는 게 정상이기에 저희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나름 즐거운 휴가 보내고 왔습니다.ㅎ

  7. SoulSky 2016.10.23 04:42 신고

    바닷물이..정말로 깨끗하네요. 여기가 바로 휴양지 천국이 아닐까요? 부럽습니다. 저도 가고 싶네요.

    • 김치앤치즈 2016.10.25 01:57 신고

      바다물이 너무 깨끗해서 물 속을 들여다보기가 좀 겁났습니다.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 것을 보게 될까 봐 무서웠거든요. 결국 한번은 보고 말았지만요. ㅋㅋ

  8. 4월의라라 2016.10.24 11:16 신고

    먼 하늘에 구름이 심상치 않아요. 사진이 일반적인 관광사진이랑 다르게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해변사진 좋네요. ^^

    • 김치앤치즈 2016.10.25 01:59 신고

      나중에 결국 비가 오더군요. 하지만 비가 왔다리갔다리 하기에 저희는 비에 개의치않고 꿋꿋하게 물놀이 하면서 잘 놀았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 #2 - 일주일 내내 내리는 비...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도미니카 공화국 여행기 1부에서는 해초로 뒤덮힌 휴양지 해변 때문에 짜증이 났다면,

2부에서는 일주일 내내 내렸던 비 때문에 짜증났던 이야기를 올립니다.^^



한국 속담에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있다.

올 여름에 우리의 도미니카 여행기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바로 "설상가상" 이라고 할 수 있다.


휴양지 해변에서 비키니와 트렁크를 입고 물놀이가 아닌 날씨 체크하기에 여념이 없었던 우리 커플...ㅎ

남편이 스크린샷으로 캡쳐해 두었던 8월 21일자 날씨 예보 사진이 하나 있어서 여기 올렸다.





우리가 머물고 있었던 도미니카 공화국과 사이클론 피오나가 형성되고 있던 지점이

얼마나 근접했는지를 일기예보도에서 볼 수 있다.

나중에는 사이클론 피오나가 도미니카 공화국 섬 아주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왔지만,

다행히도 도미니카 공화국을 살짝 비켜서 플로리다 쪽으로 북상했다. 


정말 다행히도 열대성 태풍이 우리가 머물던 도미니카 공화국을 직접적으로 강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도미니카 공화국이 사이클론 영향권에 속해 있었기에 오전에는 해가 비치고 멀쩡하다가도

오후 4시 정도만 되면 정말 희안하게도 하루도 빠짐없이 폭우가 쏟아졌다.



그동안 바쁜 일상에 지친 우린 해변에서 오수(낮잠)를 많이 즐겼다.


정말 푹 쉬면서 (할 일이 없어서),

맛난 음식도 많이 먹고 (살찌는 소리가 푹푹),

칵테일도 많이 마시고 (술독에 빠져서)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고 온 것이다.^^



낮잠에서 깨면 쓸데없는 잡담과 다른 여행자들 구경도 좀 하다가

그래도 시간이 좀 남으면 우리 발 사진도 좀 찍고...ㅋ

그러다 오후 4시 정도만 되면 하늘에 시커먼 먹구름이 형성되었다.



일단 하늘에 먹구름이 형성되면 순식간에 비가 쏟아진다는 신호기에,

해변 쭉정이인 우리도 어쩔수없이 일종의 도피처인 풀장 쭉정이들에게 합류했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와이어리스 헤드폰을 끼고 풀장에서 음악을 듣는 남편을 보고 난 박장대소를 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그대...울트라 긍정맨으로 인정함.ㅋ

사진 오른쪽에 흐릿한 물체는 별거아닌 제 무릎입니다.^^



비오는 동안 야외 레스토랑에서 내리는 비를 감상하면서 배를 채운다.

그러다 순식간에 내리던 비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곧 그친다.

비가 그치면 너무 많이 먹어서 부를대로 부른 배를 좀 꺼트릴겸 해서 우리는 체스 경기를 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경기나 시합에서 우리가 정한 우리만의 룰이 있다.

이긴 사람은 10분 맛사지, 지는 사람은 5분 맛사지 받기


그리고 대부분 남편이 승리하지만, 어차피 재미로 하는 시합이기에

남편은 나에게도 똑같이 10분 맛사지를 해준다.^^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비치 파라솔을 도피처로 삼아 뜨거운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시면서 쏟아지는 폭우를 잠시 감상했다.




그렇게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다 저녁시간이 다가오면, 우리 방으로 돌아간다.

어느 날 우리 방으로 돌아가는 중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우리는 어차피 수영복을 입고 있었기에 서둘러서 뛰어갈 필요가 없었다.

내리는 빗속에서 둘이서 난리 부르스도 추고 큰 소리로 노래도 부르면서 어린애들처럼 킬킬거리며 우리 숙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발코니로 나갔다.

남편과 발코니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잠시 내리는 비를 감상하면서,

연중 따뜻한 남쪽 섬나라에서 매일 365일 이런 생활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대화를 나누었다.


도미니카 공화국 섬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를 감상하고 싶은 분들은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세요.

비 내리는 소리가 엄청 시원할 겁니다.ㅋ




난 3층에 있는 우리 방 발코니에서 운치있는 정원을 내려다 보면서 한없이 감상에 젖어있는데,

배고픈 곰처럼 울 남편이 갑자기 무드를 깨버렸다.


"자기야, 배 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하여튼 남자들이란...무드를 밥 말아 먹나보다.^^



다음 여행기는 So So beautiful beach...소수아 (Sosua Beach)를 소개합니다.

Coming Soon!



Copyright © 2016 김치앤치즈. All rights reserved.



신고
  1. peterjun 2016.10.19 09:59 신고

    날씨 덕분에 계획했던 여행과는 달랐지만, 또 그만의 추억들이 쌓인 것 같아요. ^^
    무엇보다 일상을 떠나 한가로움을 즐길 수 있는 여행은 진짜 힐링을 선물해주지요.

    마지막에 "밥 먹으러 가자"는 말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웃음이 나왔네요. ㅋ
    저도 어쩔 수 없는 무드없는 남자라는 사실..... ㅎㅎ

    • 김치앤치즈 2016.10.20 00:54 신고

      여름철 제주도 날씨와 마찬가지로 카리브해 섬나라의 날씨도 예측불가합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폭우가 쏟아져도 잠시후에 그치고,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가도 다시 해가 나오기도 하기에 참을만하다는 점입니다.ㅎ
      동서고금할 것 없이 남자들은 아무래도 여자들에 비해 무드가 좀 많이 없지요. 그래서 남자겠지요.^^

  2. 공수래공수거 2016.10.19 10:17 신고

    여행가서 날씨가 안 좋으면 정말 속상합니다
    저는 이번에 복 받았습니다 ㅎㅎ

    • 김치앤치즈 2016.10.20 00:55 신고

      여행시 날씨가 따라주는 것도 진짜 복입니다. ^^
      공공님은 이번 제주 여행에서 완전 복받으셨네요.ㅋ

  3. 파라다이스블로그 2016.10.19 17:15 신고

    사실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여행지로는 도미니카 공화국 많이 낯선데요, 이렇게 보니 꼭 한 번 여행을 떠나고 싶은 나라입니다 ^^ 비가 오고, 날씨가 흐려도 즐기시는 모습이 너무나 멋집니다!

    • 김치앤치즈 2016.10.20 01:05 신고

      많은 분들이 이름은 들어보셨어도 카리브해가 거리상 한국과 많이 떨어져 있기에 아직 한국에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을 겁니다.
      날씨는 우리가 바꿀 수 없지만, 여행까지 망칠수는 없기에 그때그때 즐길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4. T. Juli 2016.10.19 22:19 신고

    와우 비가 와도 멋진 도미니카입니다.

    • 김치앤치즈 2016.10.20 01:08 신고

      비가 오면 비오는대로 좋은 점이 있더군요.^^
      다행히 저는 비를 좋아해서 뜨거운 카푸치노와 와인을 마시면서 나름 운치있는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ㅎ

  5. 큐빅스™ 2016.10.20 08:45 신고

    헉..일주일 내내 비라니 안타까웟겠어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즐기려는 마음이 중요할듯요. 도미니카는 정말 멀게 느껴지는 곳이네요..

    • 김치앤치즈 2016.10.21 01:37 신고

      비가 오니 운치가 있어 나름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ㅎ
      도미니카는 한국에서 너무 멀고, 캐나다에선 오히려 한국인들이 자주 다니는 동남아가 멀어서 큰 맘 먹지 않으면 못 갑니다.^^

도미니카 공화국 #1 - 해초로 뒤덥힌 휴양지 해변에 짜증났던 여름휴가

도미니카 공화국 (Dominican Republic)은 카리브해에 자리잡은 많은 섬나라 중의 하나로, 2010년도에 지진이 발생해서 난리가 났던 하이티(Haiti)와 하나의 섬을 사이좋게(?) 반반씩 나누어 가진 나라이다.


가난한 나라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작은 섬나라 하이티에는 일거리가 없기에, 휴양지가 많이 몰려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법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는 하이티인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2009년도에 우리가 머물렀던 푼타카나 지역의 한 휴양지에서도 적지않은 수의 하이티인들이 일하고 있었다.



우리는 2009년도에 처음으로 도미니카 공화국의 푼타카나 (Punta Cana) 지역을 다녀왔고, 올 여름에 두번째로 도미니카 공화국을 재방문했다. 이번에 다녀왔던 지역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푸에르토 플라타 (Puerto Plata) 지역으로 푼타카나 지역과 마찬가지로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참고: "플라타(Plata)"라는 말은 스페인어로 "해변"을 뜻한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수도는 산토 도밍고(Santo Domingo)로, 치안이 좋은 편은 아니기에, 혹시라도 산토 도밍고에 갈 일이 있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 원래는 수도인 산토 도밍고가 있는 남쪽 해변가에 휴양지들이 자리를 잡았으나, 점점 동부 해변과 북북 해변으로 휴양지들이 확산되기 시작해서 요즘은 동부와 북부 해변들로 많은 북미와 유럽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아래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적혀있는 지역에 요즘 각광받고 있는 휴양지들이 몰려 있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 참고로 도미니카 공화국의 남부 해변은 카리브해와 면해 있기에 에머랄드빛 바다와 화이트 샌드 해변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치안이 좀 불안정하고 관광객들과 로컬 섬사람들이 한데 모이기에 번잡한 편이다. 그래서 좀 조용하게 휴가를 보내고 싶은 관광객들은 북부와 동부 해변의 휴양지를 찾는 편이다. 하지만 북부와 동부 해변은 대서양과 면해 있는 해변이라 남부해안의 완전 잔잔한 바다와 비교해서 좀 물살이 있는 편이다. (아래 지도 참조)



우리가 올 8월에 머물렀던 휴양지는 스페인 휴양지 체인으로 유명한 이베로스타 (Iberostar Costa Dorada) 휴양지였다. 여행지와 휴양지를 결정할 때마다 우리 부부가 참조하는 트립 어드바이저(TripAdvisor) 후기에 따르면, 이베로스타 휴양지가 푸에르토 플라타 지역에서는 #2 휴양지로 후기가 굉장히 좋은 편이었다.


원래는 푸에르토 플라타 지역에서 #1 휴양지이자, 딱 하나 있는 성인 전용 휴양지 (18에 이상의 성인 전용)를 예약하려고 했지만, 몇몇 여행객들이 남긴 후기에서 다 좋은데 해변이 별로라는 코멘트가 있었기에 해변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해변 쭉정이인 우리 부부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 결과 후기가 더 좋았던 이베로스타 휴양지로 결정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트립어드바이저 후기를 100% 신뢰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이번 여행에서 알게 되었다.^^ 우리가 올 초에 읽었던 이베로스타 휴양지 후기에는 해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서양인들이 해초에 무신경한 건지 아니면 다들 풀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풀장 쭉정이라 해변에서 머문 일이 없었는지는 모르지만...아니면 여름과 겨울의 겨절성 차이인지도 모르지만, 해초로 뒤덥힌 해변과 바다는 우리의 여름휴가 여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 생각하니 또 짜증이 밀려온다...^^


끈적끈적하게 몸과 다리에 달라붙는 해초에도 불구하고 물놀이를 즐기는 일부 여행객들... 서양인들이 무딘 것인지 아님 내가 지나치게 예민한 것인지...^^


엘니뇨 현상으로 근래 2-3년간 카리브해 섬나라의 아름다운 해변들이 해류에 밀려오는 해초와의 전쟁을 하고 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멕시코와 쿠바에서 머물렀을 때도 해초와의 전쟁이 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이베로스타 휴양지의 해초는 내가 본 것 중 최악이었다.


물속에서 파래같은 해초가 몸과 다리에 달라붙을 때의 그 찝찝한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파래는 반찬으로 먹을 때나 맛있는 재료이지, 물놀이 할 때는 완전 쥐약이다. 7박 8일간 이 휴양지에 머무는 동안, 난 남편이 같이 들어가자고 사정을 해서 딱 2번 물 속에 들어갔다. 



하루에 한번씩 휴양지 소속 직원들이 소형 트럭을 끌고 와서 해변가에 쌓인 해초들을 치우지만, 해류에 계속 밀려오는 많은 해초들을 초토화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위의 사진 참조)



그래도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하면 이렇게 한가롭게 해변을 따라 걷는 커플과 가족들이 보였다.

물론 그 중 한 사람은 나이기도 했지만...

해변을 따라 걸으면서 내 몸의 모든 말초신경이 해초에 쏠리는 걸 나도 어쩔수가 없었다.^^

으악...저 넘의 해초가 나의 휴가여행을 이리 망치다니...하지만 계속 우울해 하지는 않으리라.

해초가 없는 다른 해변으로 원정가면 되니깐...^^


여행을 하다 보면, 좋고 기쁘고 신나는 일도 많지만, 때론 우리의 기대와 달리 실망스럽고 좌절스럽고 짜증나는 일도 있기 마련이다. 여행을 하는 당시에는 좋지 않은 상황을 만나면 짜증도 나고, 심지어는 비싼 돈 들여 왔는데 여행을 망쳤다는 생각에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시간이 좀 흐른 후 돌이켜보면 좋았던 일과 안좋았던 일 모두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그게 바로 여행의 진정한 묘미가 아닐까 싶다.^^


 

※ 도미니카 공화국 여행기 계속 이어집니다. 기대해 주세요!


Copyright © 2016 김치앤치즈. All rights reserved.

신고
  1. 공수래공수거 2016.10.11 09:34 신고

    해초가 해변으로 밀려 나오면 좀 그렇네요
    그래도 쓰레기 보다는 낫습니다
    도미니카와 하이티가 같은 섬을 나눠 쓴다는건 처음 알았습니다 ㅎ

    • 김치앤치즈 2016.10.13 00:28 신고

      근래 요 몇년간 엘니뇨 현상으로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해변들이 해초의 피해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쓰레기는 좀 심하네요.ㅎ

  2. 에스델 ♥ 2016.10.11 10:26 신고

    해초가 정말 많이 밀려오네요.
    다리와 몸에 달라붙는 해초에도 불구하고
    물놀이를 즐기는 분들의 모습이 대단해보입니다. ^^;;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면 모두 추억이 된다는 점이
    여행의 묘미라는 사실에 깊이 공감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김치앤치즈 2016.10.13 00:38 신고

      서양인들은 어린시절부터 캠핑이니 뭐니 해서 자연과 친숙해서인지, 자연현상을 동양인보다 잘 받아들이는 것 같더군요.
      해초도 그냥 자연현상의 일부일 뿐 저처럼 불평해도 뭐 달라질 건 없으니, 즐길 수 있는 한 즐기자는 서양인들의 여유로운 자세는 좀 배울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에스델님도 여행 자주 다니시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다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하실겁니다.ㅎ

  3. T. Juli 2016.10.12 03:08 신고

    도미니카는 해초 제거를 하지 않는군요.
    카리브해얀 좋다고들 하는데
    도미니카, 하이티는 원래 한 나라.
    나뉘어지고도 여전히 같이 움직이는군요.
    에고 휴가가 안 좋게 되었군요.

    • 김치앤치즈 2016.10.13 00:45 신고

      카리브해의 해변들은 아름답습니다. 다만 근래 몇년간 엘니뇨 현상으로 카리브해의 수온이 높아져서 해초가 더 많이 생기니, 매일 해초 제거를 해도 계속 파도에 밀려오는 해초를 당해낼 재간이 없는 듯 합니다.^^
      다행히 해초문제가 전혀 없는 더 아름다운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에, 휴가를 망치지는 않았습니다. ㅎ

  4. SoulSky 2016.10.13 06:58 신고

    저 정도면..정말로 심해보이는데요? 말 그대로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기에는...컨디션이 정말로 좋지 않네요

    • 김치앤치즈 2016.10.14 23:24 신고

      엘니뇨 현상때문에 사실 멕시코와 쿠바에서도 해초 문제가 있는 해변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긴 좀 더 심했지요.
      벗뜨 뜻이 있으면 길이 있는 법...다른 지역에서 정말 아름다운 해변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휴가를 완전히 망치지는 않았습니다.^^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