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1) - 파리지엔처럼 파리를 즐기는 법

십년전에 잠시 맛만 보았던 유럽 여행기를 이제서야 기록해 본다.

나에게 여행은 시간을 초월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일상사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지만, 

여행만큼은 십년전 아니 이십년 전에 했던 여행일지라도

아주 또렷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희안하게도 설사 세부적인 내용을 조금 잊어버렸다 해도

일단 여행사진을 보면 그 때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래서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함께 했던 모든 여행의 추억은

시공을 초월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래서 우린 집, 자동차, 옷, 신발 등의 물질적인 산물보다는

우리가 죽을 때까지 간직할 수 있는

여행이라는 특별한 경험에 투자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 샹제리제 거리의 가로수길 -



이 포스팅의 제목이 '파리지엔처럼 프랑스 파리를 즐기는 법" 이다. 

파리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내 대답은 우리 부부가 파리를 향유했던 방법처럼

파리에 사는 파리지엔처럼 두 발로 거침없이 돌아다녀라이다.^^


"When you're in Paris, do as the Parisians do."



아침에 일어나서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 있는 동네 베이커리로 걸어갔다.


모든 것에는 종이의 양면처럼 반전이 있는 법..

프랑스 파리의 보도에는 파리지엔들의 반려견들이 흘린 흔적이 많다.

그래서 가는 중에 개똥을 밟아서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여행에서의 모든 경험은 좋든 싫든 받아들이는 쿨한 자세가 필요하다.

 

동네의 유명한 프렌치 베이커리에서 줄을 서서 빵을 사려는 파리지엔처럼

우리도 줄을 서서 기다려 우리가 먹을 막 구운 크로아상을 사서 커피와 함께 마셨다. 


갓 구운 크로아상이 아무리 맛있다고 한들

아침마다 줄기차게 크로아상만 먹기에는 우리의 입이 너무 간사했다.

 

우리의 입이 호사를 누리는 날도 가끔은 있어야 한다.

그런 날은 호텔 레스토랑이나 동네의 어느 한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브런치를 즐기면서 

진짜 파리지엔같은 기분을 내기도 했다.


- 루이비똥 테마 빌딩 -



파리 시내를 무작정 돌아다니다 

잠시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숨을 고르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파리의 대부부의 카페는 패티오가 있어서

파리 시내를 활기차게 걸어다니는 오리지널 파리지엔들을 구경하는 것도 좋았다.


그러다 배가 고프면 베이커리에서 신선한 빵을 사고

와인가게나 슈퍼마켓에서 와인과 플라스틱 와인잔을 사서

길거리 벤치나 공원의 잔디밭에서 간소한 피크닉을 즐기는 것도 우리만의 방법이었다.


직장에서 힘든 하루를 보낸 파리지엔들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면

우리도 하루의 여행일정을 마칠 시간이 된다.


그때쯤 되면 우리의 배꼽시간이 저녁을 먹을 시간임을 알려준다.

하루종일 두 발로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의 배꼽시간은 빠짐없이 정확하게 우리의 식사시간을 알려주었다.


여행에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먹거리는 더더욱 중요하기에

다른 것에서 아끼는 한이 있더라도, 최소한 먹고 마시는 것엔 아끼지 말자는 것이

먹돌이 & 먹순이 부부인 우리의 철칙이다.^^



먹고 마시는 것에 더 치중하다 보니, 우린 가끔 나중에 후회할 일도 저지른다.


그 유명한 에펠탑을 분명 보긴 보았지만,

우린 돈 아낀다는 명목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에펠탑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을 쿨하게 패스했다.^^ 


기회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법...

난 우리가 분명 파리에 다시 갈 일이 있을거라 믿는다.


- 에펠탑의 하부에서 상부로 올려다보다 -



엘리베이터 타고 에펠탑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을 너무나 쿨하게 패스한 우리는

대신 에펠탑 입구에서 꼭대기를 쳐다보며 찍은 사진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그리고 에펠탑을 나오는 길에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끝없이 줄을 선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말로 남편을 위로했다.


"남편,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는데,

에펠탑 꼭대기에 한번 올라가보려고 우리의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내가 이 말을 하는 순간, 남편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그런 웃픈 말을 하다니...

당신 지금 이솝우화의 "여우와 포도 (The Fox and the Grapes)" 에 나오는 여우야. ㅎㅎ"


- 파리의 개선문 -


파리의 개선문 앞에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서서 포즈를 취한

나의 사랑스런 개선장군님...^^


그러고 보면

파리 시내를 무작정 돌아다니면서

발도장만 쿵쿵 찍은 우리의 파리지엔 흉내내기는

산 자만이 즐길 수 있는 특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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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스델 ♥ 2017.06.16 10:32 신고

    파리지엔처럼 파리를 즐기는 법~
    저도 언젠가 이렇게 파리를 걸어보고 싶습니다. ^^
    우리 가정도 물질적인 산물보다는
    여행이란 특별한 경험에 투자하기를
    망설이지 않는 편이라 공감하면서 읽었답니다.
    대신 우리집 일상생활은 궁상과 궁핍의 결정체입니다. ㅋㅋㅋㅋ
    오늘도 멋진 시간 보내세요!

    • 김치앤치즈 2017.06.16 23:23 신고

      제가 알기론 돈이 남아돌아서 여행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풍족한 일상생활에 만족하기에 내가 속한 물질적인 세상 이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진정한 여행자는 매일의 일상에서 궁상을 떨어 한푼두푼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어 여행을 다니는 분들이 아닐까 합니다.
      돈이 남아 도는 사람들이 하는 락셔리 관광에서는 두 발로 직접 경험하는 여행의 진정한 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2. 밤익는냄새 2017.06.16 22:34 신고

    와.. 정말 멋진 사진이네요.^^ 파리지엥처럼 파리를 즐기는 방법... 앞으로의 글도 기대가 됩니다.
    저도 7년 전쯤엔가 파리에 혼자 배낭매고 지도 한장 달랑 들고 온 시내를 걸어다녔던 생각이 나네요. 딱 어디를 가야겠다 정해놓지 않고 파리지엥처럼 걸어다녀보자!는 테마였는데 무지하게 다리가 아팠던 기억이... 언젠가 다시 갈 수 있을까요. 향수에 젖게 만드는 글이네요.^^

    • 김치앤치즈 2017.06.16 23:37 신고

      그렇죠. 무지하게 다리와 발이 많이 아팠지요. 전 심지어 그 때 하도 많이 걸어서 무릎에 이상이 온 후로 지금도 좀 고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육체적인 고통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바로 여행이 아닌가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남는 건 여행에서 얻은 산경험과 아름다운 추억 & 사진 뿐인 것 같습니다.ㅎ

  3. 공수래공수거 2017.06.19 13:38 신고

    굳이 파리가 아니고 어느 나라 어느지역이든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도 얼마전 서울 캅방을 했는데 예전 살때나 출장으로 수없이 다녀 왔던것과는
    정말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진으로 기록해두면 기억이 더 오래 간다는데 동감을 합니다
    그런데 전 대화까지는...ㅎ
    이번엔 서울 방문은 버스탄 거리를 제외하더라도 잘품 팔은 거리가 거의 20KM 가까이
    되더군요...

    • 김치앤치즈 2017.06.21 08:21 신고

      그럼요. 어디를 가든 상관없이 확실히 발품팔아 돌아다닌 여행은 사진과 함께 기억이 더 오래도록 남습니다.^^
      이번엔 서울구경 하셨다니, 공공님 블러그에 놀러가면 올라와 있겠군요. ㅎ

  4. 소피스트 지니 2017.06.20 08:08 신고

    저는 신혼여행을 파리로 갔었는데 겨울에 가서. ㅎㅎㅎ
    생각보다 추웠고 음식은 별로였던 기억이..
    다만, 에펠탑은 기대이상으로 거대했고 멋졌으며, 고건축(성당)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 김치앤치즈 2017.06.21 08:23 신고

      파리의 겨울도 멋잇긴 하지만, 잿빛 하늘이라 좀 우중충 했을 것 같습니다.
      근데 뭐 두 분은 허니문 여행이라, 추울수록 더 꼭 껴안고 돌아다닐 수 있지 않앗을까 싶네요.ㅋㅋ

  5. 김단영 2017.06.24 08:25 신고

    두분의 여행을 따라다니다보면 마지막 생각은 늘 같은 마음이 들어요.
    아... 부럽다... ㅎㅎ
    바삐 지내는 가운데 산행과 여행은 일상처럼 늘 만들어가던 것이었는데,
    요즘은 그 두가지를 못하고 지내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경쟁하듯 몸무게를 늘리고 있지요.. ㅋㅋ
    여행은 계획보다 실행인것 같아요^^

    • 김치앤치즈 2017.06.27 09:48 신고

      네, 맞습니다. 여행은 계획보다 실행입니다. 계획을 세우고도 이런저런 이유로 실행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거예요.^^
      저희는 그냥 우리 삶의 가치를 물질적인 부가 아닌 여행에 두자는 결혼 당시 우리 부부가 했던 약속을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할 뿐이지요.ㅎ
      단영님은 요즘 특히 하는 일이 워낙 많아서 산행과 여행다닐 시간을 못내는 것 같은데...^^

  6. peterjun 2017.06.30 13:42 신고

    오래전... 스마트한 세상이 되기 한참 전...
    20대 때... 어린 동생을 데리고, 무작정 유럽을 누비고 다녔던 때가 있었어요.
    파리에서 맛있는 음식 한번 사먹어보겠다고, 하루를 굶었다가 동생이 탈진해서 업고 다닌 적도 있었네요. ㅎㅎ
    그러고 보니 여행은 정말 많은 것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해주는 것 같네요. ^^

    • 김치앤치즈 2017.07.01 11:10 신고

      어머나 세상에...파리에서 동생분이 탈진까지... 부디 그 담날 정말 맛있는 것으로 영양보충 했기를 바랍니다.ㅎㅎ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 찾아올때마다 옛날의 행복했던 시간을 피터준님 블러그에 담아 보세요.
      그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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